쿠슈너 "'2국가 해법' 말 쓰지 말자"…내달 중동평화안 제시할듯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가 진실"…팔레스타인 반발 예상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 방안을 모색해온 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다음 달 기존의 '2국가 해법'에서 한발 물러서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한 평화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쿠슈너는 2국가 꼬리표가 중동 협상을 방해한다고 말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한 쿠슈너가 지난 2일 미국 싱크탱크인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에서 이런 구상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쿠슈너는 "'2국가 해법'이라고 말하면 이스라엘인에게 하나의 의미가 있고 팔레스타인인에게 (또 다른) 하나의 의미가 있다"며 차라리 2국가 해법이란 말을 쓰는 대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세부사항을 연구하는 게 낫다는 취지로 말했다.
'2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967년 이전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별도 국가로 공존하자는 것이다. 1993년 오슬로평화협정 이후 중동평화 협상 과정의 중심 의제였으며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미국 대통령을 거치며 중동 외교정책의 근간을 이뤄왔다.
그러나 친 이스라엘 정책을 취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함에 따라 동예루살렘 일부를 포함한 독립국을 세우려는 팔레스타인의 구상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또 쿠슈너는 제이슨 그린블랫 미국 국제협상 특사와 함께 양측을 중재하는 평화안 마련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이에 호응하는 이스라엘과 달리 팔레스타인은 쿠슈너를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의 중재안 자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쿠슈너는 이번 행사에서 평화안의 세부사항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지만, 평화안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종적 지위를 다룰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결정을 하기 전 자신에게 평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물어봤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평화가 더 힘들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진실을 인식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한 뒤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것은 진실"이라며 이런 내용이 평화안에도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쿠슈너는 이스라엘 역시 타협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팔레스타인 사업가나 일반인들과도 얘기를 해왔다"며 평화안이 팔레스타인인에게도 매우 수용할 만한 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슈너는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평화안을 기본적으로 공격해온 것이 실망스럽다"며 "그들이 진실로 팔레스타인 사람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과거 20년간 매우 다른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신이 대통령을 위해 일할 때 그를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실망하게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당신이 장인을 위해 일할 경우 실망하게 할 수가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안을 도출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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