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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미반발 수위 높여가나…구두경고 이어 군사행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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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미반발 수위 높여가나…구두경고 이어 군사행동까지
잇단 '소극적 군사행동'으로 美 입장 변화 압박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도…향후 한반도 정세 긴장 경고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정성조 기자 =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잇단 소극적 '군사 시위'로 미국을 향한 반발 수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양국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말 대 말'의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는 형국에서 북한은 저강도 군사적 행위로 미국을 압박하며 '양보 불가' 입장을 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북한은 오늘 오전 9시 6분경부터 9시 27분경까지 (강원도) 원산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미 협상의 경색 국면에서 나온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하에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은 하루 뒤인 5일 보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평양의 반항공 방어를 맡은 항공·반항공군 제1017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하며 첫 군사 행보에 나섰다.

또 이튿날인 17일에는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 유도무기의 사격 시험을 참관하고 국방과학기술의 첨단화 등을 위한 목표를 제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참관했다면 하노이 노딜 이후 세 번째 군사 행보인 셈이다.


단거리 발사체라는 점에서 아직은 미국과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북미 양국이 비핵화 협상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무엇보다 말로만 미국을 압박하지 않고 소극적 군사행동을 병행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40여일만인 지난달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3차 북미정상회담 용의를 밝히면서도 '대화 시한'을 올해 연말로 못 박으며 새 해법을 갖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후 외무성의 최선희 제1부상과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도 잇달아 나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비핵화 협상 발언을 건건이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최 제1부상은 지난달 30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인터뷰(4.30)에서 "우리가 제시한 시한부 내에 자기 입장을 재정립해 가지고 나오지 않는 경우 미국은 참으로 원치 않는 결과를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최 제1부상의 경고 이후 나흘 만에 나온 이번 발사는 결국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최고지도자와 외무성 당국자들의 구두 경고에 그치지 않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재발할 수 있음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성과로 내세우는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이 깨질 수 있음을 은연중 암시한 것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선언한 '새로운 길'로 가기 전에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하노이 이후 북한이 미국하고 버티기에 들어간 만큼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위반까지는 안 가면서 미국이 '상황 더 끌다간 나빠질 수 있겠다' 생각이 들게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발사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남측 정부에 보내는 불만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군사 움직임에 대한 반발과 대북제재에서 한미공조를 중시하는 남측 정부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축소된 한미 군사연습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관과 매체를 통해 남측을 강하게 비난해왔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달 25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최근 시작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비난하며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살려 나가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한 시기에 우리를 반대하는 노골적인 배신행위가 북남관계 전반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이번 훈련이 남북관계를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되돌아가게 할 수도 있는 행위라면서 "상응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불가피하게 될 수 있다"라고까지 위협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측에 대한 메시지로,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과 반발 의미도 있을 것이며 내부적으로는 군에 대한 사기 진작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s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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