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피해민 "정부 복구대책 미온적…다시 일어설 힘 줘야"
"소상공인 대책도 미흡해…상경투쟁·집단소송 진행할 것"
(고성=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지난달 발생한 강원 대형산불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나왔지만 피해 주민들은 미온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1일 국회에서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산불피해 복구에 1천853억원을 투입하기로 확정했다.
주택 피해 복구에는 전파(全破) 3천만원, 반파(半破) 1천500만원, 세입자 1천만원 등 173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주택 전파를 기준으로 성금으로 지원되는 3천만원과 정부에서 주는 주거지원 보조비 1천300만원, 강원도에서 2일 확정 발표할 추가 지원금까지 합치면 가구당 6천만원 안팎으로 지원될 예상이다.
홍영표 "강원 산불 피해주민에 충분한 생계비·주거비 지원" / 연합뉴스 (Yonhapnews)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여당은 피해 주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국비와 국민 성금을 통해 충분한 보호금과 생계비, 주거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책에 대해 피해 주민들은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택 전파에 따른 주거비가 기존 1천300만원에서 크게 올랐지만, 역시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노장현 고성산불비대위원장은 "정부의 지원 대책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보다는 구체적인 복구 계획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대책도 함께 나왔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피해를 빠르게 수습하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각 2천만원을 지원하고 대출과 재해지원자금 융자를 확대하며 제품창고와 사무공간 등도 컨테이너를 임차해 제공한다.
법인세·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등의 납부기한을 최대 9개월까지 연장하고 사업용 자산을 20% 이상 상실한 경우 소득세·법인세 공제를 해주는 등 세제 지원도 마련했다.
이 같은 대책에 대해 일부 상인과 기업인들은 피해를 복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고성지역에서 수산물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곽철신(54)씨는 "직원 40여 명 규모의 공장이 화재로 완전히 멈췄다"며 "피해 신고액만 120억원인데 지원금 2천만원은 그저 위로금이라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대출 한도나 거치 기간 등을 충분히 늘려줘 지역의 여러 중소기업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성산불비대위는 정부의 복구계획안이 미흡하다고 보고 정부와 한전에 항의하기 위한 상경투쟁과 함께 집단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산불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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