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소규모 체육시설 사용료 마음대로 쓴 자생단체
일부 단체 관계자 횡령 드러나…시 인력부족 이유로 방관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시를 대신해 읍·면·동에 있는 소규모 체육시설을 관리해 온 일부 자생단체 관계자가 사용료를 개인적으로 쓴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 일고 있다.
30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공공체육시설 33곳을 체육단체나 읍·면·동 자생단체와 계약해 위탁 운영하고 있다.
포항실내사격장과 같은 일정 규모 이상인 시설 9곳은 시설과 관련한 체육협회가 운영하고 풋살장이나 게이트볼장과 같은 소규모 시설 24곳은 해당 지역 청년회나 체육회 등 자생단체가 운영한다.
체육시설 수탁 관리 단체는 주민이나 단체로부터 받은 사용료를 시설 보수·관리 경비로 써야 한다.
그러나 소규모 시설을 관리하는 일부 자생단체에서 주민으로부터 사용료를 받아 가로채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구의 한 운동장을 관리해 온 단체 관계자 A(52)씨는 2013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주민으로부터 받은 운동장 사용료 가운데 3천여만원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하다가 들통이 났다.
A씨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돼 최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받았다.
A씨가 속한 단체는 현재도 이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남구에서 소규모 체육시설을 맡아 운영하는 또 다른 자생단체는 체육시설 사용료 장부와 통장 잔액이 1억원 이상 차이가 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단체는 최근 임원이 교체된 뒤에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새 임원진은 돈이 부족한 경위를 따져 횡령이 의심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포항시는 그동안 인력 부족을 이유로 회계감사를 비롯해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 관계자는 "담당 직원이 1명이고 수사권도 없어 전체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별도 통장을 만들어 돈을 받으면 파악하기도 힘들다"며 "전체적으로 점검을 해 문제가 된 단체에는 다시 운영을 맡기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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