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은 韓中 공동영웅"…상하이서 훙커우의거 87주년 기념식
한·중 인사 100여명 참석…"윤 의사 정신 널리 알려지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윤봉길(尹奉吉·1908∼1932) 의사의 '훙커우 의거' 현장에서 그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와 상하이시 훙커우(虹口)구는 이날 루쉰공원(옛 훙커우 공원)의 윤봉길 의사 기념관 앞뜰에서 '윤봉길 의사 상하이 의거 87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은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훙커우구 관계자, 교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기에 대한 경례, 윤 의사에 대한 묵념, 윤 의사 약전 낭독, 헌화 및 참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김달수 기념사업회 부회장은 기념사에서 "윤 의사님은 이곳에서 일제 군관 수뇌부에게 폭탄을 던져 그들을 폭살시킴으로써 지쳐가던 우리 민족은 물론 전 세계의 많은 사람, 특히 중국 국민들에 깊은 감명을 줬다"며 "우리나라가 독립해 국민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기억하는 의미 깊은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측을 대표해 연단에 오른 장창(張强) 훙커우구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은 "당시 사건은 세계를 놀라게 했고, 민족 독립을 위한 한국민족의 투쟁정신과 일본 군국주의 침략에 굴하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을 보여줬다"며 "윤 의사는 한국인의 민족 영웅이자 중국인 역시 존경하는 항일 영웅"이라고 말했다.
윤 의사는 지금으로부터 꼭 87년 전인 1932년 4월 29일 당시 훙커우 공원이던 이곳에서 전승 축하 행사를 갖고 있던 일본군 수뇌부에게 폭탄을 던졌다.
상하이 점령 작전을 지휘한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대장이 크게 부상했다가 후유증으로 한 달 뒤 숨지는 등 다수의 일본군 지휘관과 고위 관리들이 죽거나 다치면서 윤 의사의 의거는 일제에 큰 충격을 안겼다.
역사학계에서는 윤 의사의 의거가 일제의 탄압으로 극도의 침체기에 빠져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사에 일대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한다.
특히 윤 의사의 훙커우 의거를 계기로 장제스(蔣介石) 총통이 이끄는 당시 중국 정부는 한국의 독립운동을 전면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윤 의사의 조카인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은 "윤 의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소생시킨 분이라는 점에서 임정 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여기서 윤 의사의 의거를 기릴 수 있어 더욱더 뜻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이어 "윤 의사의 훙커우 의거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문맹 퇴치 운동, 농촌 부흥 운동 등 의사께서 고향에 있던 시절부터 보여준 그의 선구자적 정신 역시 더욱 널리 알려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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