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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디자이너 브루노 "다음 시즌에도 입을수 있어야 진정한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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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디자이너 브루노 "다음 시즌에도 입을수 있어야 진정한 패션"
'카바스 백' 20주년 기념 방한…"아기용품 담으려고 가방 만들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바네사브루노'(vanessabruno)는 프랑스 디자이너 바네사 브루노가 1996년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내세워 출시한 여성복 브랜드다.
심플하지만 여성스러운 실루엣으로 프랑스 여성의 감성, 이른바 '프렌치 시크'를 가장 잘 표현한 브랜드라는 평을 듣는다. LF패션이 수입한 후 프랑스에 이어 한국 매장이 가장 많을 정도로 국내 여성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끈 브랜드이기도 하다.
특히 '카바스 백'은 1998년 출시 후 3분마다 1개꼴로 팔리며 이 브랜드의 간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여성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잇백'(it bag·꼭 가져야 할 인기 가방)으로 여겨진다.
카바스 백 2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와 컬렉션을 위해 방한한 브루노는 28일 기자들을 만나 "여성들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려고 한다"면서 "세대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스러운 저만의 스타일이 한국 여성들의 마음에 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7년간 패션사업을 하며 정체성이 뚜렷하면 손님들이 반드시 찾아준다는 것을 알았다"라면서 "자신이 좋아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라고 한국 디자이너들에게 조언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카바스 백은 캔버스 천에 반짝거리는 스팽글을 달았다. 평범해 보이지만, 실용성과 패션을 모두 갖춘 가방으로 인정받으며 명품과 같은 대접을 받는다.
브루노는 "20년 전 나는 아주 젊은 엄마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전거를 즐겼고, 일도 해야 했다"면서 "일하면서 필요한 도구와 아기용품을 담을 수 있는 편하고 실용적인 가방을 원했지만 평범한 것은 싫었다"며 카바스 백의 탄생에 관해 얘기했다.
이어 "실용적 소재인 캔버스에 스팽글을 달아 재미에 패션까지 가미했다"면서 "그 결과 카바스 백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젊은 여성부터 중년 여성까지 즐겨 찾는 가방이 됐다"고 말했다.
카바스 백의 성공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업을 하려고 디자인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브루노는 강조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패션은 언제나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말한다"라면서 "내가 좋아하고, 입고 싶은 것을 만들었을 뿐인데 이렇게 성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나에게 성공 비결을 많이 묻는데, 바네사브루노의 성공에는 '매직(마술)'도 없었고, 전략도 없었다"면서 "내가 사업가 체질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웃었다.
브루노는 카바스 백 20주년 기념 팝업 스토어의 주제를 여러 도시를 탐험하는 여행자를 의미하는 '카바스 보야지'(Cabas Voyage)로 잡았다.
그는 "일하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프랑스 남부 생트로페라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영감을 받았고, 그 도시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브루노는 현재의 패션 트렌드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과감하게 표출했다.
파격을 추구하는 최신 디자인에 대해 그는 "창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바네사브루노 디자인이 지루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입고 나갔을 때 이상하지 않고, 다음 시즌에서도 입을 수 있는 옷이 진정한 패션"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패션 트렌드가 럭셔리와 초저가로 양분화되는 경향에 대해선 "요즘 소비자들은 자주 입을 수 없는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도 싫어하고, 너무 낮은 가격의 옷도 원하지 않는다"면서 "단지 특별한 아름다움을 선사할 수 있는 스타일을 원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네사브루노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정확히 아는 까다로운(difficult) 여성들이 입는 아주 쉬운(easy) 브랜드"라고 덧붙였다.
디자이너로 활동한 지 30년이 가까워지는 그에게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은 없을까.
그는 "시대를 초월한 마스터가 아닌 이상 젊은 에너지가 넘치는 디자이너와 일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젊은 디자이너와의 대화를 통해 생각을 나눈다. 그래야 디자이너로서 오래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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