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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길을 묻다] 승용차 넘어 버스·트럭으로…수소車 미래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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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길을 묻다] 승용차 넘어 버스·트럭으로…수소車 미래 엿보다
자동차부품연구원 현장 "연료전지시스템으로 발전도 가능…수소경제 마중물"

(천안=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짙은 매연 대신 물만 배출되는 5t짜리 친환경 화물트럭을 상상해본 적이 있을까.
수소전기차 하면 흔히 떠오르는 것은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승용차의 모습이다.
이를 넘어 이제는 수소트럭과 수소버스 개발이 수소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결정지을 핵심 연구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충남 천안 자동차부품연구원(KATECH)에서는 트럭과 버스 등 운행 거리가 긴 수소 상용차 개발을 위해 연료전지 내구성 향상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좁은 연구센터를 빼곡히 채운 기계 10여대가 연료전지 스택의 내구성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실험이 동시에 이뤄졌다.
연료전지 스택은 수소와 산소가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특히 연료전지 스택 구성품인 막전극접합체(MEA)는 차량 연비와 내구성 등의 성능을 좌우한다. 5t급 수소 트럭도 종잇장처럼 얇은 MEA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현재 시판되는 수소전기차의 내구성은 10년/16만㎞를 보증하고 있다. 현 기술로는 20만∼30만㎞까지는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차량보다 장거리를 다니는 상용차의 특성상 수소버스와 수소트럭을 내놓으려면 이를 50만∼60만㎞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수소트럭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 자동차 수출의 새 활로를 열어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현재 한국 자동차 수출은 승용차에 치우쳐 있다.
2017년 기준 승용차는 374만대를 생산해 242만대(65%)를 수출했지만, 상용차는 38만대를 생산해 11만대(30%)만 수출했다.
36인승 이상 대형 버스, 4t 이상 트럭 수출은 각각 1천443대, 4천153대 등 전체 생산 대수의 1.5%에 그쳤다.
상용차 시장은 2025년까지 7.1%의 성장세를 보이며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지만, 국산 대형 버스와 트럭은 세계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갖춘 수소차 기술이 더해질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유럽연합(EU)이 최근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상용차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각국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수소 트럭·버스를 실제로 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005380]는 2019∼2023년 스위스 H2에너지에 냉장·일반용 대형 수소트럭 1천대를 납품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의 수소전기차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소 상용차 시장을 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허남용 자동차부품연구원장은 "수소전기차 부품은 99% 국산화돼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가격경쟁력을 중심으로 했던 기존 자동차 수출과는 달리 수소전기차는 기술경쟁력과 시장경쟁력을 모두 갖고 진출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상용차는 주로 경유 중심인데 이를 수소로 대체하면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다.
정부는 5t급 수소트럭을 2020년까지 기술 개발해 2021년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잡아놨다.


수소전기차는 수소경제를 여는 마중물이다.
지금은 승용차에서 시작한 기술이 순식간에 버스와 트럭을 넘어 열차와 선박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 원장은 "수소경제는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경제 산업구조"라며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하면 발전, 건설기계, 조선, 철도 등으로도 시장확대가 가능하며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영모 자동차부품연구원 전기구동시스템연구센터 팀장도 "수소전기차의 장점은 연료전지 시스템이 건전지와 같다는 것"이라며 "승용차에 1개 들어가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2개 넣으면 버스를 움직일 수 있고 4∼6개를 넣으면 기차를 움직일 수 있고, 30∼50개를 넣으면 발전용으로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차 시장이 성장하려면 충전소와 같은 인프라 확충과 함께 관련 정보가 체계적으로 공개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수소의 안전성과 수소차 가격, 수소 충전 가격 등 각종 자료와 통계가 잠재 소비자에게 공개되면 수소차가 한층 가깝게 다가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 팀장은 "시장은 인프라를 갖춘 전기차가 먼저 끌고 가겠지만 수소차는 잠재력이 있다"며 "LPG 충전소가 400개 이상이 되면서 LPG 차량이 급증했던 것처럼 수소충전소도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설치되면 수소차가 확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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