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래식 무기거래규제조약도 참여 철회…"잘못된 협정"
조약 반대해온 총기협회 행사서 발표…오바마시절 서명 상원 계류
파리기후변화협약·이란 핵합의 이어 국제조약서 또 발 빼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래식 무기의 국제 거래를 막기 위한 유엔 무기거래조약(ATT)에 대해 "잘못된 협정"이라며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이란 핵 합의에 이어 국제조약에서 또 발을 빼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미국총기협회(NRA) 연례총회에 참석해 연설에서 "나의 행정부는 ATT를 절대 비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서명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를 소지·휴대할 권리를 인정한 수정헌법 제2조를 거론하며 "미국의 주권을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 관료들이 헌법상 자유를 짓밟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3년 ATT 도입을 결의했다.
ATT는 재래식 무기의 불법 거래 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도입됐다. 느슨한 규제로 인해 권총, 소총, 탱크, 전함, 전투용 헬리콥터 등이 테러조직이나 무장반군단체, 조직범죄단체 등에 넘어가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NRA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약에 서명했다. 이후 비준안이 의회에 넘어갔지만 처리되지 않고 상원에 계류 중인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준 절차 중단을 상원에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했으며 "유엔은 곧 공식 탈퇴 통보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ATT가 비준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며 비준안을 돌려달라고 상원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온 NRA는 700억 달러 규모의 재래식 무기 사업을 규제하는 이 조약에 오랫동안 반대해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2014년부터 시행된 이 조약에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101개국이 가입했으며 29개국은 서명했지만, 정식 가입하지는 않았다. 세계 최대의 무기 거래국인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동참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이뤄진 파리기후협약과 이란 핵 합의에 이어 ATT에서도 탈퇴하기로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시대의 구상을 되돌리려는 움직임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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