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도난당한 400년 전 '희귀성경' 네덜란드서 되찾아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 피츠버그의 카네기 도서관이 지난해 도난당한 1615년 판 '제네바 성경'을 되찾았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버트 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난당한 제네바 성경을 네덜란드 레이던에 있는 '미국 순례자 박물관'(American Pilgrim Museum)이 소장 중인 것을 확인, 박물관 측이 FBI를 통해 이를 반환했다고 밝혔다.
존스 요원은 "제네바 성경이 마침내 피츠버그의 정당한 주인에게 돌아왔다고 말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 성경은 "역사적인 측면에서 값을 매길 수 없이 귀중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네바 성경은 17세기 영국 메리 여왕의 개신교 박해를 피해 스위스 제네바로 피신한 영국 개신교 지도자들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해 출간한 것이다.
특히 1615년 판 제네바 성경은 영국의 순례자들이 1620년 당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올 때 가져온 초기 성경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자팔라 주니어 지방검사는 네덜란드의 '미국 순례자 박물관' 측이 당초 1천200달러(약 139만원)에 제네바 성경을 입수했으나, 이후 도난된 서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현지 경찰 및 카네기 도서관과 협조해 이를 되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이 성경은 지난해 카네기 도서관에서 도난당한 300여점의 고문서와 희귀서적 가운데 하나다. 당국은 당시 도서관에서 기록보관 업무를 담당했던 전 관계자와 희귀서적 판매상을 절도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20년에 걸친 장기 범죄 계획을 세우고, 성경과 고지도를 비롯해 300여 점이 넘는 서적을 도서관에서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난당한 문서들의 가치는 8백만 달러(약 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존스 요원은 "사라진 서적 중 일부가 개인 수집품에 있을 수도 있다"면서 소장 중인 서적이 피츠버그 도서관의 도난품은 아닌지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까지 도서관에 되돌아온 서적은 아이작 뉴턴이 만유인력과 운동의 법칙에 대해 저술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사본 등 18권에 불과하다.
18만 달러(약 2억 896만원)의 가치를 지닌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등 다수는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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