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북핵협상 1년후 수정된 '전략적 인내'로 돌아와"
日외무상 "韓, 스몰딜 추구처럼 보이지만 트럼프 만족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수정된 형태의 '전략적 인내'로 되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을 소극적으로 압박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목표 아래 설정한 대응 기조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핵 문제가 곪아 터지게 만들었다"고 비판해 왔다.
WP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25일(현지시간) 칼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평양과 외교적 관여를 해온 거의 1년 만에 수정된 형태이긴 하지만 전략적 인내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제재 해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로 대표되는 일괄타결론을, 김정은 위원장이 단계적 비핵화를 고수해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 트럼프 대통령이 "급할 것은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두고 표현한 말이다.
실제로 하노이 회담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몇 차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금 당장 양자 간 대화가 진행되거나 예정된 것은 없는 상태라고 로긴은 전했다.
그러나 로긴은 김 위원장이 심사숙고하는 징후들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시 강경파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아무런 설명 없이 제외된 것에 주목했다.
또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승진은 김 위원장이 새로운 조언과 계획을 찾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미국 관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로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 후 6자 회담을 언급한 것을 염두에 둔 듯 "러시아가 6자회담과 유사한 어떤 것으로 외교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트럼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긴은 '핵·미사일 실험이 없고 적어도 되돌아갈 외교 과정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식 전략적 인내가 오바마 대통령 때보다 낫다고 평가했지만 언제든지 폐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로긴은 "김 위원장이 핵을 영원히 포기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이 분명해진다면 우리의 인내는 끝나고 억지력과 봉쇄, 압박을 증강하는 쪽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긴은 이 칼럼에서 지난주 미일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고노 외무상은 "남한이 '스몰딜'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그것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됐다"며 "김정은이 그것을 취하든 내버려 두든ㅡ 선택은 '빅딜' 또는 '전무(nothing)'라고 생각한다. 공은 김정은에게 넘어갔고, 우리는 단지 옳은 결정을 내기길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은 또 "김정은이 제재해제에만 몰두하는 것은 제재가 살을 에는 듯하다(biting)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제 제재 유지와 동맹국들의 단결을 강조한 뒤 "김정은이 경제 상황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결국 정신을 차려 생각을 바꿔야 할 것(come around)"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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