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봉쇄 경고' 호르무즈해협 군함 항해 사진으로 대응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23일(현지시간) 순양함이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중부사령부는 "4월 7일 미 5함대 소속 순양함 모바일 베이호가 유도미사일을 장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22일 미국이 이란 원유 수입에 대한 제재 유예를 중단하자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기 위해 지나야 하는 곳으로,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요한 곳이다.
이란은 미국과 갈등이 커질 때 이를 군사적으로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곤 했다.
미군은 이번에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언급하자 무장한 자국 군함이 이곳을 통과하는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이란의 경고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중부사령부는 또 이 트윗에 ' #ArabianGulf'(아라비안 걸프)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적어 이란을 자극했다.
걸프 해역을 가리키는 이 명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주장하는 것으로, 이란은 '페르시안 걸프'라고 부른다. 이 해역의 명칭에 대한 국제적 합의는 '페르시안 걸프'다.
이 명칭 논쟁은 한일 관계에서 동해와 일본해 표기문제처럼 단순히 바다의 이름이 아니라 정치·역사적인 배경을 포함하기 때문에 이란이 매우 민감하게 여긴다.
앞서 미국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자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와 의회는 이에 맞서 미 중부사령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란 의회는 23일 중부사령부뿐 아니라 관련 단체와 무장조직, 이 부대를 지원하는 정보·재정·교육·행정·보급까지 테러 행위로 지정하는 법을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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