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배우에서 창업 멘토로' 정윤호 남동구 청년창업지원센터장
고향서 100만원으로 마을기업 창업…매출 9억5천만원 기업으로 일궈
남동구 청년창업지원센터 운영 맡아…"소통하는 창업마을로 키울 것"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청년 창업자.
인천시 남동구 청년창업지원센터 '꿈꾸는 청년창업마을'을 운영하는 정윤호(34) 센터장은 청년이자 성공한 마을기업 '꿈꾸는 문화놀이터 뜻'의 대표다.
그는 지난달 센터 위탁운영 경쟁입찰에 참여해 타 운영업체들을 누르고 당당히 센터 운영권을 따냈다.
인천에서 마을기업을 창업하고 6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한 점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
정 센터장은 25일 "전국에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은 많지만, 실질적인 창업 컨설팅을 해주는 곳은 별로 없다"며 "마을기업을 창업하고 운영했던 경험을 청년 창업자들에게 전수해 걸출한 기업들을 배출하는 게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1986년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 시절 연극배우를 꿈꾸며 2005년 수도권 한 대학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했지만 어려운 경제적 상황과 하루빨리 무대에 오르고 싶은 마음에 학업을 포기하고 같은 해 대학로 연극판에 뛰어들었다.
2년간 극단에서 연극을 하며 배우로 성장했지만 적은 수입 탓에 생계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생계도 꾸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인천에서 연극 등 문화·예술 활동을 하며 알게 된 선·후배들과 함께 2013년 마을기업 '꿈꾸는 문화놀이터 뜻'을 창업했다.
그는 "인천에는 왜 대학로 같은 문화·예술 공간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문화·예술업을 하는 기업을 설립했다"며 "처음에는 길거리 공연을 하다가 지역 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역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점차 입소문을 타며 일거리가 늘었다"고 창업 당시를 회상했다.
'꿈꾸는 문화놀이터 뜻'은 축제 기획·문화 교육·마을공동체 사업을 하는 마을기업이다. 기업 이름에는 '예술가들이 꿈꾸고 노는 공간을 만드는 데 뜻을 모으자'라는 의미가 담겼다.
출자금 100만원으로 시작한 이 기업은 창업 5년만인 지난해 매출액 9억5천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기업에는 현재 정 센터장을 비롯해 총 13명의 청년이 일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제1회 사회적경제 통합박람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여러 '스타트업 기업(혁신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는 초기 창업 기업)'을 연결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자들이 각자의 경영비법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소통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올해는 남동구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센터에 입주한 한 양초제조업체는 판로가 막혀 고전했지만 다른 입주 업체의 해외판로 개척 경험을 토대로 해외로 수출길을 열었다"며 "창업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협력하면 성공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본다"며 경험담을 전했다.
이어 "청년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과 자금이지만 제일 절실한 것은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격려'"라며 "당장의 성과를 독촉하지 않고 우직하게 지원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구비 2억7천400만원이 투입돼 남동구 구월동 구월테크노밸리 C동 2층(621㎡)에 조성된 남동구 청년창업지원센터 꿈꾸는 청년창업마을은 이달 16일 문을 열고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10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해 있다.
다른 청년창업지원센터와는 달리 모든 시설을 무료로 제공하며 24시간 운영한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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