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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피어라 모든 시냥·꽃 피우는 그 일·다시 시작하는 나비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 혼란하고 낯선 세계를 시어로 표현해온 유계영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현재의 나는 누구인가. 과거에 살던 '나'와 같은 사람일까. 유계영의 시는 이런 상실감과 혼란스러움을 다룬다.
'죽은 애도 온 것 같다 죽은 애가 와서/ 자신이 죽었다고 귓속말을 흘리는 것 같다// (중략) 여기에서/ 우리가 다시 만났습니다/ 그러고도 다시 만났습니다/ 산 사람처럼 어울려 떠들고 마신다'('동창생' 일부)
세상을 떠난 동창이 참석했을지도 모를 어느 날 동창회를 노래한 시다.
문학동네. 148쪽. 1만원.



▲ 피어라 모든 시냥 = 지난해 숭의문학상을 받은 중견 시인 김자흔이 이번엔 고양이를 노래했다.
학대받고 방치되는 고양이들이 적지 않은 현실이 안타까워 세상 모든 고양이가 행복해지길 기원했다.
'살구나무에 올라 나비 쫓던/ 아기 고양이// 한 방 헛발질에/ 꽃가지가 아찔 흔들려// 살구꽃잎 낙하/ 노랑나비 낙하/ 아기고양이 낙하'('아기고양이' 일부)
푸른사상. 144쪽. 9천원.



▲ 꽃 피우는 그 일 = 조순희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멜로디 없는 노래라는 시 본연의 모습에 충실했다.
고전적 시어와 단출한 문장, 기본을 지키는 운율이 시답다.
'하루를 설레게 하는/ 저 공손한 미소// 새하얀 모시옷/ 정갈하게 차려입고// 없는 듯이 떠 있는/ 하늘 떠돌이// 그대여, 속마음/ 가볍게 드러내지 마시라'('낮달' 전문)
지혜. 120쪽. 1만원.



▲ 다시 시작하는 나비 = 김정란 시인이 '다시 시를 시작하는' 마음을 시어에 담았다.
'나는 다시 나비를 보았다, 아니 오히려 가졌다/ 내가 모든 여행길의 돌짝밭에서 돌아올 때/ 조심스러운 비상으로// 다시 시작하는 나비'('나비의 꿈' 일부)
1976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해 이제 원로 시인으로 자리한 그는 불문학자, 비평가, 번역가로도 족적을 남겼다.
최측의농간. 140쪽. 8천원.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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