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업체 "반도체 수요둔화, 2∼3분기 더 이어질 것"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전 세계 반도체 수요둔화 추세가 앞으로 2∼3개 분기 동안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반도체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는 23일(현지시간) 지난해 말 시작된 반도체의 수요둔화가 앞으로 몇 분기 더 계속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회사의 라파엘 리자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이제 막 두 분기째 하락을 겪었다"며 "통상 반도체업계는 성장을 재개하기 전에 4∼5개 분기의 하락을 거친다"고 말했다.
이는 반도체 경기가 앞으로 2∼3분기 동안 추가 하락한 뒤에야 반등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자디 CFO는 다만 "우리는 (경기) 주기를 예측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과거 사례를 통한 관점을 제시하려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업계에서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시장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업계는 중국의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경제가 둔화하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경기가 10분기에 걸친 꾸준한 상승세를 마감하고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 갈등이 반도체 경기둔화의 폭과 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1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5.1% 하락한 35억9천만 달러(약 4조1천억원)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 34억8천만 달러(약 3조9천800억원)를 뛰어넘은 것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망이 출시되며 통신칩 판매가 늘었기 때문으로 월가는 분석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핵심 사업 부문인 산업용·자동차용 반도체는 성장이 둔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이익도 작년 1분기 13억7천만 달러(약 1조6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12억2천만 달러(약 1조4천억원)로 줄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