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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 수입 막힌 국내 석유화학업계 대책 마련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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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 수입 막힌 국내 석유화학업계 대책 마련 '부심'
대체시장 확보·초경질유 대체할 원료 수입 확대 '관건'
국제유가 급등 속 국내 휘발유 가격도 오를 가능성…"상승폭은 제한적"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최재서 기자 =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카타르, 러시아 등 다른 시장 물량을 확보하거나 주된 수입품이었던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대체할 다른 원료 수입을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대해 이란산 원유 수입 한시적 예외 조항 연장을 불허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원유도입 물량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3.2%에서 2018년 5.2%로 대폭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이란산 원유 수입이 차단돼도 국내 원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이란산 초경질유 도입 비중은 50%가 넘기 때문에 이란산 초경질유를 들여와 제품을 만드는 업체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됐다.
국내에서는 현대오일뱅크, SK인천석유화학, SK에너지, 한화토탈 등 4개사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다. 이란산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회사는 SK인천석유화학,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 3곳이다.
현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된 선택지는 카타르, 러시아, 미국 등 다른 지역의 원유를 대체 수입하거나 초경질유 대신 나프타를 수입하는 것이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주된 이유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나프타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주로 이뤄지는 공정은 초경질유를 정제해 생산한 나프타에서 중간 원료인 파라자일렌(PX), 혼합자일렌(MX)을 얻는 방식이지만, 초경질유 공급이 제대로 안 되면 그 단계를 건너뛰고 나프타를 바로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도입이 중단됐을 때 카자흐스탄, 러시아, 카타르로부터 초경질유를 수입해 충당한 적이 있다"며 "현재 유럽, 아프리카, 러시아, 호주 등의 시장에서 경제성 있는 매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초경질유 대신 '라이트 나프타'를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며 "대체 유종 확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다른 지역이나 나프타 수입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얼만큼으로 더 늘리지 등을 실무적으로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설비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부분 석유화학업체가 가진 설비는 이란산 초경질유에 최적화돼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미국산 초경질유는 국내 설비가 소화할 수 없는 성분을 가졌다"며 "다만 설비 교체는 어마어마한 투자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정부에 세제 혜택이나 수출입환급 등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란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이에 맞는 설비를 갖추는 문제도 고민해봐야 한다"며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방침으로 지난 2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6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7%(1.70달러) 오른 6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 30분 현재 배럴당 3.04%(2.19달러) 상승한 74.16달러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1월부터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WTI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4일 40달러 선 초반까지 주저앉았다가 지난해 연말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꾸준히 오름세를 탔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국내 가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계속 오른다면 국내 휘발유 가격도 오를 수 있다"면서 "다만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생산량을 늘린다면 상승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eun@yna.co.kr,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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