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운봉산 산불, 60대 농부의 텃밭 폐기물 소각이 원인(종합)
피해면적 조사결과 20㏊→59㏊…지표면 훑은 불에 고사목 늘어
부산시·관할지자체 "환경단체와 협의해 복구 계획 수립"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이달 초 이틀 동안 불이 지속하며 부산 해운대구와 기장군 일대 임야를 잿더미로 만든 운봉산 산불은 60대 농민이 농사 폐기물을 태우다가 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A(6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3시 15분께 해운대구 운봉산 3부 능선에 있는 텃밭 일대에서 폐비닐과 농사 폐기물을 모아 태우던 중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순간 강한 바람으로 불씨가 밭 주변 마른 잡초와 대나무, 울타리 등을 타고 옮겨붙으며 산림으로 번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약 25㎡ 넓이의 해당 텃밭에서 5년 전부터 마늘과 상추 등을 심어 가꿔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고자와 주민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벌여 A씨가 불을 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관련 혐의를 모두 자백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흘째 건조주의보가 이어지던 중 산불이 발생해 기장군 고촌리 일대까지 번지면서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8시간이나 불이 꺼지지 않았다.
이 불로 화재 진화 초기에는 임야 20ha가 탄 것으로 집계됐지만, 관할 기초단체가 정밀히 조사한 결과 두배가 넘는 산림 59.6ha가 피해를 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해운대구 한 관계자는 "화재 진화 피해면적 산정 때는 드론을 띄워 위에서 바라본 탄 부분의 면적을 집계한 것"이라면서 "이후 지표면을 훑고 지나간 불로 나무가 고사하며 피해면적이 확대되는 부분까지를 모두 포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재 후 20여일이 지나 고사가 더는 진행되지 않아 피해면적이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운봉산 산불, 밤새 산 정상 쪽으로 번져 / 연합뉴스 (Yonhapnews)
부산시는 환경단체 등과 협의해 복구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해운대구 한 관계자는 "산림을 복원하는데 국·시비 투입이 필요해 불탄 나무 벌목, 작업로 확보, 조림계획 등을 모두 마련해 부산시, 환경단체와 논의해 복원계획과 예산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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