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은 술집 아닌 호텔'…출국 8시간 남긴 中절도범 검거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경찰이 우리나라와 중국 간 '주점(酒店)'의 의미가 달라 범인을 놓칠 뻔했지만, 재빨리 실수를 무마하고 출국 8시간을 남긴 중국인 절도범 검거에 성공했다.
23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1시 20분께 중국인 관광객 A씨가 "1천 위안(한화 약 17만원)이 들어있는 지갑과 오늘(15일) 구매한 티셔츠 4벌을 잃어버렸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A씨가 제주시 연동에 있는 스포츠 의류매장에 두고 간 물품을 피의자가 매장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폐쇄회로(CC)TV 장면을 확인하고, 피의자가 매장에서 산 물품 신용카드 구매영수증에 기재된 여권번호를 확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업무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출입국 사무소 당직자로부터 범인이 입국 신고 시 기재했던 체류지가 제주시 연동에 있는 'H주점'이란 사실을 통보받고 이튿날인 16일 오전 1시 19분께 해당 유흥주점으로 즉시 출동해 수사를 벌였지만,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빈손으로 돌아서는 순간, 경찰들의 머릿속에 H주점과 이름이 같은 관내 H호텔이 떠올랐다.
중국에서 호텔을 주점이라고 부르는 것을 생각해낸 경찰들은 오전 1시 45분께 H호텔로 출동해 투숙객 정보로 피의자 숙박 사실을 확인하고, 호텔에 있던 중국인 관광객 첸모(27·여)씨를 절도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검거 당일 오전 10시 중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다"며 "평소 근무 시 익힌 관할 업체 상호와 중국어 상식으로 절도범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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