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 1년·여야정협의체…귀국길 文대통령 과제 '수두룩'
남북회담 동력 살리기 고심…북러 정상회담 주시하며 4·27 메시지 준비
경제·민생 성과내기 총력전…靑 대변인 등 비서진 인선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국정운영 방안을 점검한다.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앞두고 북러 정상회담이 공식화하는 등 한반도 안보 정세가 엄중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북미 협상을 견인하기 위한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힘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경제·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가동,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한 비서진 인선 등 국내외로 굵직한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어 귀국길 문 대통령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 남북 정상회담 개최 집중…북러 움직임도 '촉각'
문 대통령은 순방 직전인 1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제 남북 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고 언급한 만큼, 귀국 후 본격적으로 회담 조기개최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7일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이 1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 대통령 역시 귀국 직후부터 1주년 메시지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남북 간 논의가 빠르게 진전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선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1주년 기념행사에 북측의 참석 여부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여기에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의 초청에 의하여 곧 러시아를 방문하시게 된다"고 밝히는 등 북러 정상회담이 눈앞에 다가와, 한국 정부로서도 대북 접촉에 한층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에서도 북러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보는 동시에, 톱다운 방식 논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북한에 대화를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가 최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문 대통령이 갖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 역시,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대북 설득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민생·경제 살리기 총력…여야정 협의체 가동될까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동력 살리기와 함께 민생·경제 살리기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평화체제 구축과 경제활력 제고가 국정 운영의 양대 축"이라며 "남북관계 이슈와 별도로 경제 행보는 꾸준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청와대가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등을 중점 육성 산업으로 선정한 만큼, 문 대통령의 행보도 이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더불어 청와대는 추가경정예산안이나 각종 경제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관철하는 데에도 주력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여야정 협의체가 어떤 형태로 가동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15일 출국 직전 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탄력근로제 개선 관련 법안을 꼭 국회에서 통과시켜달라"라며 "여야 합의가 어려우면 순방 후 여야정협의체를 가동하면 좋겠다"는 언급을 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전날 한국당 제외 여야 4당의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는 등 여야 간 대립이 격해지고 있어, 여야정 협의체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한국당을 제외하고 회의를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한국당은 이럴 때일 수록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계속 한국당을 설득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靑 참모진 인선 고민할듯…과기장관 후임도 물색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대변인을 비롯한 참모진 인사 문제가 과제로 남아있다.
우선 김의겸 전 대변인이 사임 후 대변인 공석이 길어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조만간 후임자를 임명하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애초 청와대 내에서는 내부 인사 가운데 발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외부 영입 쪽에 무게가 실렸다는 전언이 흘러나온다.
이 경우 언론계 출신 인사가 발탁될지도 관심거리다.
일부에서는 대변인 인선 이후 다른 일부 참모들도 교체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부 출범 직후부터 2년 가까이 일해오거나,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비서관·행정관들은 교체할 타이밍이 됐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집권 3년 차에 접어들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도 인사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블랙리스트 의혹' 사태나 인사검증 논란과 맞물려 인사·민정라인을 중심으로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추측도 있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에게 "문책성·경질성 인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낙마 후 다음 과기부 장관 후보자를 찾는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경우 최정호 전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뒤, 김현미 장관이 당분간 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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