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전 꽃샘추위 나주 배 '저온 피해' 착과 불량 우려
나주시, 다음 달 1일부터 농가 피해접수·전수조사
(나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국내 최대의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지역에서 개화 시기 꽃샘추위로 인한 '저온 피해'로 착과 불량 등이 우려되고 있다.
22일 나주시농업기술센터와 농가 등에 따르면 본격적인 배 개화기를 1주일여 앞둔 지난 1∼4일 나주지역에 아침 기온이 최저 영하 4.5도까지 떨어지는 꽃샘추위가 닥쳤다.
이러한 기상 이변으로 꽃망울을 머금은 배 꽃봉오리가 얼어붙는 저온 피해 현상이 발생했다.
꽃샘추위에 얼어붙은 암술 씨방이 꽃을 피운 이후 까맣게 고사(枯死)하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냉해를 입은 배꽃은 인공수분을 통한 수정이 어렵고, 설상 열매가 맺혀도 이후 발육 부진으로 기형 과(果)가 되기 쉬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농가들의 저온 피해 호소가 이어지자 나주시농업기술센터도 배 과수 단지 전역을 대상으로 피해접수와 전수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나주시는 전체 재배면적 1천990㏊ 가운데 300여㏊에서 저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센터는 시 공무원들에게 저온 피해 식별 교육을 지난 18일까지 마치고 다음 달 1일부터는 각 읍·면·동별로 배 과수 단지에서 저온 피해 전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정확한 착과 불량 피해율 집계는 배꽃이 떨어지고 열매가 완전히 맺히는 5월 중순께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수조사와 연구분석 결과 저온 피해에 의한 착과 불량으로 확인되면 농업재해보험 가입 농가들은 보험약관에 따라 보상을 받게 된다.
재해보험에서는 냉해 피해 기준을 '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졌을 때'로 규정하고 있어 보상절차는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나주에서는 2천227 농가가 전국 배 재배면적의 19.3%인 1천990㏊에서 신고·원황·추황·황금배 등을 재배하고 있다.
나주시 관계자는 "개화 시기에 때맞춰 꽃샘추위가 닥치는 바람에 씨방이 얼어붙는 저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1일부터 9일까지 농민들로부터 피해신고를 받은 뒤 10일부터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정밀조사를 벌여 피해 규모를 파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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