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기립박수 속 첫 우즈베크 의회 연설…전광판엔 '환영'(종합)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상하원 의원 16분 연설 경청
우즈베크 하원 의장 "의회에 가장 빛나는, 역사적인 일로 기억될 것"
연설 후에는 독립광장 내 독립기념비에 헌화
(타슈켄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하원 본회의장을 방문해 연설했다.
한국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의회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원 본회의장은 연설이 시작되기 전 문 대통령을 환영할 채비를 마쳤다.
통역기를 쓴 의원들이 본회의장 좌석을 거의 다 메웠고 LED 전광판에는 양국 국기와 함께 한글로 "우즈베키스탄 공화국 의회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떠 있었다.
문 대통령은 애초 예정된 연설 시작 시각을 2분 넘긴 오후 3시 2분에 의회 앞에 도착했다.
비가 오는 날씨 속에 니그마틸라 율다셰프 상원 의장과 누르딘존 이스마일로프 하원 의장이 직접 나와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건물 안으로 향한 문 대통령은 양국 국기와 함께 '우즈베키스탄은 문재인 대통령님의 국빈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벽면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누르딘존 무이진하노비치 이스마일로프 하원 의장의 영접을 받으며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문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자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손뼉을 치며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똑같이 박수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스마일로프 의장은 "문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의 손님들이 의회를 방문한 것은 우리로서는 대단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끝난 줄 알고 연단으로 향하려던 문 대통령은 소개말이 다 끝나지 않았다는 그의 손짓에 다시 착석하기도 했다.
이스마일로프 의장은 "문화·역사적으로 깊은 유산을 남기고 세계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대통령을 뵙게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문 대통령의 방문이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마침내 의장의 소개가 끝나자 문 대통령은 의원들의 기립박수 속에 연단으로 향해 연설을 시작했다.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의원들은 주의 깊게 이를 경청했다. 일부 의원들은 메모하며 연설을 듣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본회의장에 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박진규 통상비서관 등도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우즈베키스탄이 2000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사업에 인력을 파견하고 2017년 11월에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유엔총회 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공동 제안해준 데 문 대통령이 사의를 표한 데 대해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 막바지 "다시 한번 이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우즈베키스탄 국민과 의원님들께 감사드린다"고 감사의 뜻을 밝히자 의원석에서는 재차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문 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우즈베키스탄어인 "라흐맛"으로 16분간의 연설을 마쳤다.
연설 후 이스마일로프 의장은 "문 대통령의 의회 방문은 의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잊을 수 없는 가장 빛나는, 역사적인 일로 기억될 것"이라며 "우즈베키스탄과 한국 국민에게 평화와 번영이 항상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입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기립박수 속에 이스마일로프 의장의 배웅을 받으며 본회의장을 떠났다.
한편,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독립광장으로 이동해 독립기념비에 헌화했다.
1992년에 건립된 독립기념비의 꼭대기에는 우즈베키스탄 국경이 표기된 금빛 지구본이 올라가 있다. 2005년에는 독립기념비 앞에 '행복한 어머니상'이 세워졌다.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를 형상화한 '행복한 어머니상'은 우즈베키스탄의 미래를 지키는 조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행복한 어머니상'을 보고 "이런 아이를 안은 어머니 모습을 세운 것이 참으로 특별하고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honeybee@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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