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공정위원회 회의 열어 대표팀 사령탑직 사실상 박탈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대한배구협회(회장 오한남)가 남자배구대표팀 사령탑직을 포기하고 프로팀으로 옮기려고 시도한 김호철(64) 감독에게 철퇴를 내렸다.
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김진희)는 19일 서울 송파구 협회 사무국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김호철 감독에게 '1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공정위는 김 감독이 전임 감독제 취지를 무시하고 프로팀으로 갈아타려고 한 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같은 징계를 결정했다.
작년 3월 남자팀 사령탑에 선임된 김 감독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계약돼 있고, 대표팀 전임 감독 재임 기간에는 프로팀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를 어기고 OK저축은행 감독직을 '먼저' 제안해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특히 OK저축은행과 협상 과정을 배구협회에 전혀 알리지 않았고, 확인을 요청한 언론에는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배구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공정위는 '품위 손상'의 경미한 경우 견책을 줄 수도 있지만 위반 내용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1년 자격정지를 선택했다.
김 감독은 '대표팀에 전념하겠다'고 밝혔지만 협회는 이번 사태가 '선장(감독)이 배(대표팀)를 버리고 도망'하려 한 것에 비견될 만큼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이 생겼다고 보고 사실상 사령탑직 박탈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앞서 지난 17일 열린 경기력향상위원회(위원장 최천식·인하대 감독) 회의에선 최천식 위원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고, 같은 날 개최된 이사 간담회에선 김 감독의 몰염치한 처신에 대한 질타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철 감독은 이번 1년 자격정지 결정에 불복할 경우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공정위에 참석해 소명한 것으로 알려진 김 감독이 결과를 받아들이면 대표팀 감독 자격 박탈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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