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제학교 갔더니 청소·허드렛일" 전남지역 학생들 불만
고3 2명 중 1명 "다시 선택 안해"…교사·기업도 "보완 필요"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스위스의 산업현장 중심 직업교육 체계를 접목한 도제학교 학생들이 청소, 허드렛일을 주로 하는 일로 꼽는 등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전남도교육청과 전남 청소년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전남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태스크포스(TF)가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3학년 학생에게 '1∼2학년으로 돌아가면 도제반을 다시 선택하겠느냐'고 묻자 237명 중 126명(53.2%)이 '다시 선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도제학교 운영 목적과 학생들의 참여 동기 사이에는 괴리 현상이 나타났다.
학생 482명이 답한 참여 동기(복수 응답) 가운데 '채용이 예정된다고 해서'(101명·21.6%), '심화한 교육 훈련을 받고 싶어서'(89명·19.0%) 등은 운영 목적에 들어맞았다.
그러나 '교육을 받으면서 수입도 생겨서'(291명·62.3%),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하고 싶어서'(287명·61.5%) 등 높은 비중의 답변 내용은 도제학교 운영 목적과 다소 동떨어진다고 TF는 평가했다.
기업에서 주로 하는 일(복수 응답)로는 기타(456명)가 가장 많았으며 청소(212명), 허드렛일(126명)이 최상위에 분포했다.
학생들은 기타로 하는 일로 망치질, 박스 옮기기, 창고 정리, 철근 옮기기 등을 제시했다.
도제학교 교사들도 업무 과중 스트레스, 학교 교육과정과 기업 훈련과정의 불일치 등 문제를 지적했다.
도제학교 운영과 관련해 교사 16명 가운데 7명은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5명은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방문조사에서도 도제 교육과 취업 연계 미비, 기업에 요구하는 지나친 행정 업무, 기준 미달 업체 참여 등 보완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는 우리나라 학교 중심 직업교육과 스위스의 산업현장 중심 도제식 직업교육의 강점을 접목한 모델로 2014년부터 추진됐다.
전남에서는 2014년 광양하이텍고를 시작으로 2015년 9곳, 2016년 6곳이 추가돼 모두 16개 학교에서 운영된다.
153개 기업, 644명 학생이 참여한다.
TF는 오는 23일 전남도의회 초의실에서 도제학교 실태를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정책 토론회를 연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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