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지진 재난문자 '늑장 발송' 논란…대피 주민 불만(종합)
"SNS가 더 빨라" 등 불만 잇따라…문자에 대피요령 안내도 없어
기상청 "규정 따라 보내지 않아"…지자체 "최초 상황 몰라 사후 발송"
(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19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강원지역이 크게 흔들렸으나 재난문자가 20∼50분이나 늦게 발송돼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6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했다.
동해를 비롯한 강릉·삼척·양양·속초·고성 등 해안 도시에서는 건물이 크게 흔들릴 정도로 큰 진동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는 주민들이 진동을 느낀 한참 뒤에야 재난문자를 '늑장 발송'했다.
삼척시가 가장 빠른 11시 29분께 지진 발생 소식을 알리며 '여진 등 안전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라는 재난문자를 보냈으나 이미 지진이 발생한 지 13분이나 지난 뒤였다.
이어 8분이 지난 11시 37분께 강릉시가, 11시 39분께 태백시가 재난문자를 보냈다.
건물이 출렁거릴 정도로 큰 진동이 느껴진 속초지역에는 지진이 일어난 지 30분이나 지난 11시 46분이 돼서야 재난문자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강릉시/동해시 제공]
동해시와 양양군은 11시 54분께, 고성군은 무려 50분이 더 지난 낮 12시 9분에서야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주민들은 "재난문자가 느려 터졌다. 다 죽고 문자가 날라 오려는 건가" 등의 불만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놀라움과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며 "재난문자가 너무 늦게 온다", "재난문자보다 SNS가 빠르다"는 등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문자 내용도 '여진 등 안전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공터 등으로 이동해 안전에 유의하고, 해안가 접근을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등 대피요령이나 여진에 대비한 대피소 안내가 없는 교과서적인 얘기뿐이었다.
태백에서는 '여진 대비 TV 등 재난방송 청취 바랍니다'라고 보냈으나 주민들은 "아무런 재난방송도 나오지 않는데 대체 뭘 보라는 거냐"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상청은 재난문자를 보내지 않은 데 대해 "진앙 반경 50㎞ 이내에 광역시·도가 없어 규정에 따라 송출하지 않았다"며 "다만, 지역 안전관리 차원에서 삼척, 강릉, 태백 등 주민에게 사후에 문자를 송출했다"고 전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초 지진 발생 상황은 파악할 수 없고, 사후 대책 상황만 알리게 됐다"며 "문자는 행안부가 기상청 것을 받고, 우리는 행안부 재난안전실로부터 받은 것을 안내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고 문자를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문의 전화 100여건을 접수했으며 다행히 사람이 다치거나 건물이 파손되는 등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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