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조작 결론 '낙동강 변 살인사건' 재심 심문기일 지정
부산고법 내달 23일 첫 심문…"재심 열어 억울함 풀어야"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최인철(58), 장동익(61)씨가 살인죄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의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심문기일이 잡혔다.
대검 과거사위원회가 이 사건이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으로 범인이 조작됐다는 결론을 내린 지 이틀 만이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최씨와 장씨가 강도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사건의 재심 신청 첫 심문을 다음 달 23일 연다고 19일 밝혔다.
최씨와 장씨는 2017년 부산고법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재판이 열리지 않고 있다.
최씨와 장씨는 17일 대검 과거사위원회가 '범인이 조작됐다'는 낙동강 변 살인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부산고법에 관련 자료와 재심 심문기일 지정 요청 의견서를 다시 제출했다.
부산고법은 이를 검토해 신속하게 심문기일을 잡은 것이다.
심문이 열리면 최씨와 장씨는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1993년 1월 7일 이후 26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경찰 고문에 의해 범인이 조작됐다는 과거사위 발표가 나온 만큼 심문에서 재심 결정이 나고 다시 재판이 열리면 무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와 장씨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억울한 일을 겪은 사람은 진실을 찾을 때까지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인데 재판부가 빨리 심문기일을 잡아서 감사한다"며 "재심 결정도 내려져 하루빨리 당사자와 가족의 억울함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낙동강 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낙동강 변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사건 발생 10개월 뒤 최씨와 장씨는 경찰에 살인 용의자로 검거돼 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간 복역한 끝에 지난 2013년 모범수로 출소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 때부터 경찰로부터 고문을 당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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