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 특검보고서 공개 D-1…美정가 전운 고조
법무장관 기자회견 후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 표명 예정
민주, 보고서 원본 제출 압박…내용 놓고 정쟁 격화할 듯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결과 보고서가 18일(현지시간) 공개된다. 한국시간으로 18일 밤늦게나 19일 새벽에 해당한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18일 오전 9시 30분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보고서 공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다.
'러시아 스캔들'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선거캠프가 러시아 측 인사들과 공모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타격을 줬다는 의혹에서 시작해 결국 22개월의 특검 수사를 거쳐 그 결과가 지난달 22일 법무부에 제출됐다.
의회 제출과 함께 대중에게도 공개되는 수사 결과 보고서는 특검팀이 작성한 원본은 아니다. 법무부는 약 400쪽 분량의 원본 가운데 대배심 심리 관련 문건이나 현재 진행중인 수사에 방해될 소지가 있는 정보 등 4개 분야를 가린 편집본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 법무장관은 지난달 24일 특검팀의 양대 수사 대상인 공모와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 사실상 '정치적 면죄부'를 주는 4쪽 분량의 요약본을 하원에 제출했지만, 수사결과를 왜곡했다는 민주당의 반격에 시달려 왔다.
이에 따라 이번 보고서 공개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이후 계속된 족쇄를 확실히 풀고 재선 전략을 가속하는 계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의혹 제기 등 정쟁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지난달 24일 특검보고서 요약본 공개 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바 장관의 기자회견 후 자신의 입장을 별도로 밝힐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지역 라디오방송인 WMAL과의 인터뷰에서 "내일 아주 많은 강력한 것들이 드러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자체가 민주당 측의 누명으로 시작됐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해 왔다. 바 장관은 지난 10일 상원 청문회에서 대선 기간 연방수사국(FBI)의 트럼프 캠프 수사와 관련해 "스파이 활동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스캔들'을 제기한 민주당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민주당 역시 보고서 제출을 단단히 별러 왔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법무부 관료들이 최근 백악관의 변호사들과 접촉해 백악관이 보고서 공개에 대비하고 홍보나 정치공방 대응 전략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서 공개 문제는 법무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사전 조율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민주당은 법무부가 제출하는 편집본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과 함께 보고서 원본 확보를 위한 절차를 병행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인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르면 22일 보고서 원본과 각종 증거 등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할 것으로 보인다.
내들러 위원장 측은 "19일은 소환장을 발부하기에 너무 이르다"며 "내들러 위원장은 원본을 받지 못한다면 아주 이른 시일 내에 소환장을 발부하겠다고 말해 왔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원본 제출 여부와 별개로 편집본 속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도 정치적 휘발성이 매우 큰 변수다.
바 장관의 4쪽짜리 요약본은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공모 의혹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관해선 특검이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 골자지만,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을 완화하려고 작성했다는 의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400쪽에 달하는 보고서 속에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의혹이 불거진다면 정치적 공방이 격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로이터통신은 "수사보고서 편집본 제출은 다사다산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직에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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