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종소리는 멎었지만…프랑스 전역 성당들 일제히 타종
화재 발생한 오후 6시50분 맞춰 전국 100여개 성당서 종소리
마크롱 '5년내 재건' 성급 지적…"佛 국제 공모로 복원안 결정"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장엄하게 울리던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소리는 화재로 잠시 멎었지만 대신 프랑스 전역의 성당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파리 몽마르트르의 사크레쾨르 성당을 비롯해 동쪽의 스트라스부르부터 서쪽의 루앙까지 프랑스 전역의 100여개 성당은 지난 15일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불길이 일어난 시간인 오후 6시 50분에 맞춰 일제히 종을 울리며 노트르담의 아픔을 함께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종소리를 들은 나디아 파스카시오-콩트는 "첫 종소리를 들으려고 막 도착했는데 순간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라고 AP에 말했다.
그는 "매우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슬퍼서 눈물이 흘렀다"며 "이런 연대감은 마치 마법 같다. 그것(성당 종소리)은 많은 사람을 하나로 묶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부활절을 앞두고 파리에서 노트르담 대성당 다음으로 큰 생 쉴피스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했다.
미셸 오프티 파리 대주교는 이날 미사에서 "사랑하는 대성당이 무릎을 꿇었지만, 성당은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영국과 캐나다, 미국 등에서 곳곳의 성당과 교회가 종을 울리며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상심한 프랑스에 연대감을 표한 바 있다.
한편 많은 시민이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을 기원하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의 '5년 내 재건' 발언에 복원 전문가들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850여 년 역사를 지닌 노트르담 대성당을 복구하는 데는 이보다 3배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조차도 5년 내 재건은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했다.
필리프 총리는 대성당 복원 작업에 대한 각료회의에 참석한 후 "그것은 명백히 엄청나게 큰 도전이자 역사적 책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저명한 보존 건축가 피에를루이지 페리콜로는 잡지 '인록스'와의 인터뷰에서 복원 작업은 1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5년 화재로 망가진 낭트의 생-도나티엥 성당 복원 작업에도 참여한 바 있는 페리콜로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안전성 점검에만 2∼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마크롱 대통령의 복원 계획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엘리제궁이 해명에 나섰다.
스테판 베른 대통령 문화유산 특사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맞춰 노트르담 대성당의 문을 다시 여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납으로 된 대성당 지붕의 재건축에 대한 그의 시각을 말한 것이 아니며, 지붕틀을 기존처럼 목재로 할지 혹은 금속이나 콘크리트로 복원할지에 대해서도 언급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재로 소실된 첨탑을 본래 모습대로 복원할지 아니면 새로운 디자인으로 할지 등을 국제적인 공모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노트르담 대성당 측은 이번 화재로 건물 일부가 매우 약해졌을 것이라면서 최대 5∼6년 정도 대성당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소방대의 기민한 대응으로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고, 소방 당국은 대성당 안전을 위해 보수 공사를 위해 설치했던 가설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화재를 조사 중인 파리 검찰은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대성당 지붕과 첨탑 보수 공사에 관여한 5개 회사 관계자를 포함해 40명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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