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지원 정책 몰라 혜택 못 누려…요건도 까다롭다"
"중소기업 취업 기피 다 이유 있어…고졸 취업생도 지원해야"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청년들이 청년 정책을 몰라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청년의 정신 건강을 위한 지원이 절실해요."
"고졸 취업생도 노력에 따라 역량을 키우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정부의 정책은 왜 없을까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에 있는 청년 활동공간인 '무중력지대'에서는 취업준비생과 학생 등 청년들이 또래 젊은 공무원과 한자리에 모여 청년층을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열띤 대화의 장이 펼쳐졌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자리는 청년 정책을 담당하는 기재부·고용노동부·교육부·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 공무원 16명과 학생·재직자·구직자·벤처창업자 등 34세 이하 청년 26명이 모여 정부의 청년 정책을 논의하는 간담회였다.
하지만 한눈에 공무원과 청년을 구분하기는 어려웠다. 격의 없이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정부 측에서도 34세 이하 사무관·주무관들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간담회 이름도 '톡톡 희망사다리 청년이 청년에게'였다.
나이가 지긋한 실장이나 국장, 과장이 아닌 비슷한 또래 공무원이 귀를 기울이자 참석한 청년들도 어느새 마음을 열고 정부 정책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토로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전반적으로 청년 정책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혜택을 체감하기도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다양한 청년 정책 중에 내가 진짜 필요한 걸 알려주는 원스톱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 "요건이 까다롭거나 제한사항이 있어 실제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일자리 문제도 '뜨거운 감자'였다. 한 참석자는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 성장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기업에 누가 취직하고 싶겠는가. 중소기업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도한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청년의 정신과 마음 건강을 위한 서비스가 부족하다. 심리상담 등 스트레스 완화와 관리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 청년 창업자는 "청년 맞춤형 창업 제도 설계가 중요한데, 일률적인 기준으로만 지원하면 특정 산업에서는 제도 실효성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며 경험에서 우러난 정책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 한 참석자는 "비슷한 또래 공무원과 만나 정부 정책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받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며 "열띤 대화가 실제 정책으로 실현돼 일상이 좀 더 밝게 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참석 사무관은 "행사를 기획하면서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벽이 될까 걱정도 됐지만 '기존에 느껴졌던 벽이 없어 마음껏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는 참석자의 소감을 듣고 소통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논의 결과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톡톡 희망사다리 간담회를 이달 중에도 다시 열어 현장 의견을 듣고 새로운 정책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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