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배려 부족·영문설명문 오기…'아쉬운' 수원광교 전망대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시가 지난달 21일 광교호수공원에 개관한 '프라이부르크 전망대'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전망대는 최근 수원시가 광교신도시의 랜드마크로 설치했지만, 수원컨벤션센터의 개관 시기와 맞추느라 건립작업을 서두르는 바람에 여러 미흡한 점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장애인 배려가 부족하고, 영문 설명문에 오기가 발견되는 등 시민의 기대치를 밑도는 시설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프라이부르크 전망대는 수원시가 44억원을 들여 영통구 하동 광교푸른숲도서관 뒤편에 '광교생태환경체험관'과 함께 지었다.
연면적 345㎡, 높이 33m, 지상 3층 규모로 전망층·전시실·카페 등을 갖춘 이 전망대는 원천호수와 신대호수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설치 전부터 시민들의 기대가 컸다.
수원시와 자매결연을 한 독일의 '환경 수도' 프라이부르크시가 1986년 시내 제파크공원에 건립한 18m 높이의 나무로 만든 나선형 전망대를 본떠 만들었다.
수원시는 프라이부르크 전망대와 같은 나무전망대를 건립하려다 내진 설계와 엘리베이터·카페·화장실 설치 등을 위해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변경했다. 대신 외벽은 나무로 마감했다.
수원시는 개관 전·후에 프라이부르크 전망대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프라이부르크 전망대는 장애인의 인권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한 시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교생태환경체험교육관에서 전망대로 향하는 계단 위에 설치한 '휠체어 리프트'는 사고의 위험이 커 장애인이 이용을 꺼리는 장비라고 장애인들이 지적하고 있다.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의 한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지체 장애 3급)가 전망대 개관 후인 지난 1일 전망대를 찾아가 휠체어 리프트를 가리키며 "저런 리프트를 타고 사망한 장애인이 100명이 넘는다"라고 지적했다.
장애인 이용자가 떨어져 숨지거나 다친 지하철역 휠체어 리프트와 동일한 장비라는 것이다.
또 전망대 화장실에는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없다.
일반인 화장실과 겸용하게 되어 있어 전동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을 이용하기가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적을 확인하고자 12일 전망대를 찾아가 휠체어 리프트에 직접 올라가 보니 리프트 발판이 흔들려 불안감을 줬다.
전망대 1층 남자 화장실도 출입문을 열고 들어간 뒤 다시 여닫이문을 열고 들어가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휠체어나 스쿠터에 탄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불편이 클 것이라는 장애인들의 지적에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전망대 내부 시설에서도 몇 가지 문제점이 확인됐다.
2층 전시관 벽 아래에는 천장 쪽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기 위한 플라스틱 통이 놓여있었다. 전망대 개관 후 비가 오고 나서 누수 또는 결로 현상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또 전시관에 설치된 '프라이부르크 유래' 영문 설명문은 철자가 틀린 단어와 중복된 단어가 나열돼 있었다.
'자연 속의 일부분처럼 다가와 모든 시민에게 부담 없는 친숙한 공간이다'라는 문장 가운데 '자연 속의 일부분처럼 다가와'를 'with the near-natural approach.s'로 잘못 적었다. 'approaches'의 오기다.
또 '친환경 소재만을 사용하여'라는 설명을 하면서 'the observatory only adopted only eco-friendly materials'로 표기했다. 'only'가 단어 하나를 두고 중복 사용됐다.
전망대 관리를 담당하는 수원시 부서의 관계자는 "수원시와 수원시인권위원회가 장애인 이용 불편 시설에 대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라면서 "장애인이 계단 대신 이용할 수 있는 경사 램프를 설치하고 화장실도 보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가 오고 나서 전시관 천장에 물이 맺혀 떨어지는 원인을 찾고 있으며, 전망대 영문 설명문은 시청 국제교류팀의 협력을 받았는데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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