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뉴딜사업 첫 마을협동조합 '인천 만부마을' 성공할까
5년전 주민협의체로 시작…주민들 매주 모여 마을재생 안간힘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마을 주민들을 매주 모이게 했어요. 할 게 없으면 바느질이라도 했죠. 이런 교류가 모여 결국 협동조합 설립까지 이어졌죠."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1번지 만부마을(면적 4만8천500㎡)의 '마을관리협동조합'을 이끄는 양순식(55) 조합장은 조합 설립 과정을 설명하며 조합을 '자립형 마을협동조합'으로 육성하겠다고 12일 밝혔다.
만부마을 마을관리협동조합은 주민 20여명으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구축된 생활 기반시설을 유지·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 협동조합은 이달 1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재생 뉴딜사업 첫 번째 마을관리협동조합으로 인가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 협동조합을 눈여겨볼 점은 '첫 번째'라는 수식어가 아니라 도시재생 뉴딜사업 초기 단계부터 설립돼 사업 완료 뒤 사업성과를 이어가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낙후 지역의 기반시설을 가꿔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으로 해당 지역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인구 이탈을 막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게 목적이다. 이 때문에 사업만큼이나 사업효과를 유지하는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이 협동조합은 2014년 주민 5∼6명으로 설립된 '만부마을 주민협의체'를 모태로 그동안 매주 주민 모임을 열고 노후 주택을 수리하거나 텃밭을 정비하는 등의 자립적인 마을 관리·재생활동을 해왔다.
2017년 만부마을이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되고 사업이 추진된 이후에는 주민들을 상대로 집수리 등 마을관리법과 주민공동체 조직·운영법 등을 교육하며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했다.
협동조합 설립 뒤 현재는 '만부마을 사랑방 조성사업'을 진행하며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완료된 뒤 추진되는 각종 사업을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만부마을 사랑방 조성사업은 마을 안에 사랑방 6곳을 마련하고 텃발에서 농산물을 재배해 팔거나 공동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무료로 나눠주자는 것이다. 인근 학교 학생들의 체험학습과 연계해 농산물을 가꾸는 사업도 병행한다.
이 협동조합은 이 사업으로 터득한 협동조합 운영 경험이 도시재생 뉴딜사업 완료 뒤 추진되는 마을공구대여소, 마을공방, 주차장·공공임대주택관리 등의 사업들을 주민들이 스스로 관리·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조합장은 "마을관리협동조합은 직원들이 아닌 주민들로 구성된 조직이기 때문에 반드시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협동조합을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해 지역 일자리 문제까지 해결하는 '마을 해결사'로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중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만부마을은 주민들이 협동조합 설립 수년 전부터 마을 관리·재생활동을 하며 도시재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곳"이라며 "주민들의 결속력과 의지가 강해 도시재생·마을활성화라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만부마을은 1972년 신도시 개발에 따라 밀려난 철거민들이 이주·정착하며 형성된 곳이다. 지역이 낙후하면서 빈집·노인·1인 가구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등 주거환경이 악화해 2017년부터 100억원(국비 50억원·지방비 50억원)이 투입돼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 중이다.
정부와 관계 당국은 2020년 사업 완료를 목표로 주차장 등 생활기반시설과 공동이용시설 조성·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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