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아레나 유착' 전직 구청공무원 '제3자 뇌물' 입건(종합)
"수사 대상 확대될 수 있어"…명의 사장 경찰유착 의혹도 조사
'경찰 뭉칫돈 수수' 의혹도…경찰 "제보자 협조 요청 중"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서울 강남의 클럽 '아레나' 관계자가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직 구청 공무원이 경찰에 입건됐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전직 공무원인 1명을 입건했으며 향후 수사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고 11일 밝혔다.
공무원 업무와 관련해 제공되는 뇌물을 중간에서 전달한 경우 형법에 따라 제3자 뇌물취득죄로 처벌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중간 전달자' 또는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입건됨에 따라 뇌물을 공여한 인물과 받은 인물도 윤곽이 드러나는 대로 입건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건된 전직 공무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성매매를 알선한 장소로 지목된 아레나는 거액의 탈세 혐의로 최근까지 경찰 수사를 받았으며 실소유주 강모(46·구속) 씨 등 7명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탈세 혐의와 별도로 경찰이 확보한 아레나의 장부에서 구청과 소방 공무원에게 수백만 원을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기록이 발견돼 뇌물공여 의혹도 받고 있다.
아레나는 또 이 클럽 경호업체 대표가 2016년 클럽 근처 룸살롱에서 논현1파출소 경찰관에게 현금 뭉치 수천만 원을 건넸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 같은 의혹은 당시 자리에 동석한 제보자를 통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인물이 수사 협조 요청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며 "돈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 경호업체 대표를 2차례 조사했으나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어 계속 제보자를 설득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강씨와 함께 검찰에 송치된 아레나 명의상 사장 이모 씨가 서울의 한 일선 경찰서장을 언급하면서 사건을 특정 수사팀에 배당하도록 힘을 썼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연합뉴스TV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아레나 관계자들은 이씨를 언급하면서 "(이씨가) 경찰을 바꿨다며?", "자기 아는 동생의 가족 되는 사람이 OO(경찰)서 서장이라고 들었다"고 대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이씨에게 확인한 결과 자신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고, 언급된 경찰서장을 알지 못한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아레나의 탈세 사건이 강남경찰서 경제범죄수사과에 배당됐다가 지능범죄수사과에 재배당된 이유에 대해 "거액의 조세 포탈 사건을 경제범죄수사과에서 맡기보다 상대적으로 집중수사가 가능한 지능범죄수사과에 재배당해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지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의혹이 불거진 만큼 이씨와 경찰의 유착 의혹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jae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