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교육 예산확보 '발등의 불' 떨어진 시도교육청
무상교육 시행은 동의…"정부와 예산 분담률 협의 필요"
연간 부담액 9천466억원…올 2학기 예산은 자체 조달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일선 시도교육청에 예산확보 비상이 걸렸다.
당정청은 9일 당정청협의회를 열어 올해 2학기 고교 3학년부터 단계적 무상교육에 들어가고, 2021년에는 전 학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올해 무상교육은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시행하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는 총 소요액의 50%씩을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부담하기로 했다.
일선 시도교육청은 대체로 고교 무상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반응이다.
시도 교육청이 매년 떠맡아야 하는 액수가 9천466억원에 달하는 데다 당장 올 2학기에 시행할 고교 3학년 무상교육예산은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시도교육청은 정부가 지원할 2018년 세계 잉여금 지원에 기대를 걸면서 상대적으로 기존 교육사업에 투자할 예산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올 2학기 무상교육에 795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면서 이 예산 전액을 교육청이 감당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전 학년 무상교육을 시행하려면 4천866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정부의 세계 잉여금이 지원되더라도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방채 상환 등에 사용하고 남은 돈을 무상교육에 충당하면 다른 교육사업에 쓸 예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 2학기에 600억원이 필요하고, 전 학년 무상교육을 시행하면 3천944억원가량이 더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으로 이 돈을 확보할 방침이지만, 이후 예산은 교육부와 협의해 확정한다는 구상이다.
울산시교육청도 무상교육 확대에는 동의하면서 정부와 시도교육청 재정 분담률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무상교육 분담금이 올해 288억원, 내년에 948억원, 2021년 1천340억원, 2022년 1천28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현재의 재정여건이 나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무상교육이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올 2학기 무상교육예산에 1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년과 2021년에는 430억원, 62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올해 예산은 정부와 도교육청의 2018년 순세계 잉여금 등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예정이지만, 다른 교육사업의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전 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을 하면 총 96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면서 정확한 분담액에 밝히는 데는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당정청이 결정한 예산 부담안에 반발하는 일부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교부율 인상으로 무상교육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교육청이 예산을 부담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충남은 도지사의 공약으로 올해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실현해 교육청의 재정 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정부 공약으로 무상교육을 시행키로 한 만큼 도에서 계속 같은 비율로 예산을 부담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준호 김호천 임채두 허광무 김준호 최은지 이재영 손상원 이영주 이덕기 변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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