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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 눈치 보지 말라" vs "중국부터 불공정 관행 고쳐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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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 눈치 보지 말라" vs "중국부터 불공정 관행 고쳐야"(종합)
주EU 中 대사, EU·중국 정상회의 앞두고 "제삼국 따라가선 안 돼"
주중 스페인 대사는 "중국, 일대일로 아닌 시장개방 힘써야" 일침

(서울·홍콩=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안승섭 특파원 = 유럽연합(EU) 주재 중국대사가 EU에 대해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독자적인 길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주중 스페인 대사는 중국의 불공정 관행 타파가 우선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장밍(張明) EU 주재 중국대사는 '제21차 EU·중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EU와 중국 간 관계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와 중국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21번째 'EU·중국 정상회의'를 열고, 무역·투자문제를 포함한 양자 간 상호 관심 사항에 대해 논의한다.


이번 정상회의에 EU 측에선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이, 중국 측에선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각각 참석한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장 대사는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2일 발표한 새 중국전략보고서에서 중국을 '체제 경쟁의 라이벌'로 규정한 데 대해 "나는 그런 용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장 대사는 유럽은 중국과 함께 자신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면서 제삼자의 발자국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제삼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장 대사의 발언은 중국 이동통신업체인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사업 등과 관련해 공동보조를 취하도록 EU에 독려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장 대사는 화웨이 문제를 의식한 듯 "특정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해를 입히고 시장 환경을 왜곡하는 대신 공정성, 비(非) 편견, 비(非)차별의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EU의 믿을만하고 신뢰할 가치가 있고, 예측 가능한 파트너이지 두려워하거나 경계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외교수장인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도 지난 3월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EU에 대해 중국 문제에 있어 미국을 의식하지 말고 '정책적 독립성'을 유지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그는 "EU는 세계의 주요 열강의 하나로서 자신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이익에서 출발한다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EU가 (중국 문제에서) 정책적 독립성, 안정성과 적극성을 유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파엘 데즈콜러 드 마자레도 주중 스페인 대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시장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일대일로가 스페인 경제에 기여하고 있지만, 문제는 우리의 대중국 무역적자"라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일대일로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지난해 중국과의 교역에서 231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6.3% 상승한 것이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중국 기업이 스페인에서 영업하고 투자하고 수출하는 것처럼, 스페인 기업도 중국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중국과 유럽이 공조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유럽은 누구의 부속물도 아니며, 워싱턴과 다른 독자적인 길을 간다"면서 "미국은 자신에게 최선인 길을 택하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우리의 선택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12일 발표한 새 중국전략보고서에서 "중국은 더는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핵심이자 선도적인 기술 강국"이라며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전례 없이 커지면서 EU에는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과 기회 사이의 균형이 변화했다는 평가가 커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은 이제 (EU의) 경제적 경쟁자(economic competitor)이자 (EU와 다른) 체제를 추구하는 체제 경쟁자(systemic rival)"라고 규정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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