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무서웠지만, 주유소 사수 성공"…소방관 진화 후일담 화제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진짜 불 끄러 다닌 적 많았지만, 현장 보면서 좀 무서웠음."
강원산불 진화작업에 투입됐던 한 소방관이 당시 긴박했던 상황과 두려움, 임무완수를 재치있게 풀어내 누리꾼들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대구지역 소방관으로 보이는 한 누리꾼이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화제다.
'소방관 속초산불 화재 썰 푼다'는 제목으로 지난 7일 오전 2시 33분에 올라온 해당 글에는 8일 현재 180개가 넘는 댓글 등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일단 너무 길게 쓰면 너무 노잼 되니깐 짧고 간결하게 쓰겠다"고 운을 떼고서 "다른 지방에서 급파돼 잘 모르지만, 처음 현장 도착했을 때 진짜 불 끄러 다닌 적 많았지만, 현장 보면서 좀 무서웠다"고 당시 두려움을 솔직히 드러냈다.
또 "화재진압을 하려고 소방호스에서 물을 쏘아 올려도 바람이 너무 세 물이 꺾이더라"며 산불 진화 당시 강풍 위력을 전했다.
고성에서 발생해 속초지역으로 산불이 확산할 때 지역에서 관측된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26.1m에 달했다.
그는 이어 "무전으로 긴급 지원요청을 받아 속초시 한 주유소에 도착했을 때 산불이 주유소 앞으로 진행 중이었다. 총괄지휘자님이 '여기 못 막으면 속초 다 뚫린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했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처음엔 손발이 벌벌 떨릴 정도로 무섭더라"며 두려웠던 긴박한 상황을 회상했다.
이 소방관은 또 "탱크차로는 불을 못 끈다고 판단, 맞불 작전에 들어가 몇 명은 뒤에서 잔불을 제거하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는 산불 진행 방향에 맞불을 놓았는데 다행히 성공적이었다"며 치열했던 화재진압 작전도 소개했다.
그는 이어 "바로 10m 정도 앞에 불이 떡하니 있으니 숨쉬기도 힘들고 너무 뜨겁더라"며 "3∼4시간 후 위치사수 성공하고 다른 팀과 교대한 뒤 복귀했다"고 성공적인 임무 수행 완수를 전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 시대를 관통하는 참된 영웅", "속초 주유소를 필사적으로 막아낸 영웅이다", "고생해주신 덕분에 대한민국이 안전할 수 있었다", "고생 많았다… 넌 진정한 영웅이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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