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매운 성분 캡사이신, 폐암 전이 억제"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이 폐암의 전이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마셜 대학 의대의 제이미 프리드먼 분자생물학 교수 연구팀은 캡사이신이 폐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소세포 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의 전이 위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7일 보도했다.
배양한 비소세포 폐암 세포주(cell line) 실험과 쥐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우선 폐암 세포주 실험에서는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것을 캡사이신이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모델 쥐 실험에서는 캡사이신이 투여된 쥐가 다른 쥐들에 비해 전이성 암세포가 적었다.
이와 함께 캡사이신이 세포와 세포 간의 접촉 부분에서 활성화되는 Src 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폐암 세포의 전이를 막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Src 단백질은 세포의 증식, 분화, 이동, 유착 과정을 조절하는 신호의 전달에 관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서의 연구에서 캡사이신이 폐암 세포로 하여금 항암 화학요법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인도, 태국 등 전통적으로 매운 음식을 많이 먹는 나라는 폐암 발생률이 낮다는 관찰 연구들이 있어서 이 같은 연구를 하게 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가 앞으로 캡사이신이 폐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항암제로 개발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다만 캡사이신은 위장장애, 위경련, 설사, 구토 같은 부작용이 있는 만큼 이러한 부작용이 없으면서 폐암 전이 효과는 유지되는 캡사이신 '유사물질'(analog)이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폐암은 조기 진단율이 낮고 진단됐을 땐 이미 암세포가 뇌, 뼈, 간 등으로 전이된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렵다.
이 연구결과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 병리학 연구학회(American Society for Investigative Pathology)의 연례 학술회의인 '2019 실험생물학 회의'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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