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군사충돌 우려에 美·유럽 주요국 자제 촉구
英 요구로 5일 오후 유엔 안보리 소집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리비아 통합정부와 동부 군벌 리비아국민군(LNA) 사이에 전운이 감돌자 국제사회가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칼리파 하프타르 LNA 최고사령관은 4일(현지시간) 그를 따르는 부대들에 통합정부의 수도인 트리폴리로 진격할 것을 지시했다.
AFP 통신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하프타르 사령관을 따르는 부대가 트리폴리에서 불과 27㎞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통합정부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는 하프타르 사령관이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난하며 친정부 병력을 향해 "모든 위협에 맞설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양측의 무력 충돌 우려가 커지자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는 공동성명을 내고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이들 국가는 성명에서 "리비아가 과도기에 있는 민감한 시점에서 군사 태세를 취하고 일방적인 행동을 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리비아를 다시 혼란으로 몰고 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리비아 내 어떤 군사 행동에도 반대하며 추가적인 물리적 충돌을 촉발하는 어떤 파벌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모든 정파는 즉시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역시 어떤 군사 시나리오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 시나리오가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위기는 정치적·외교적 수단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영국은 리비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유엔은 5일 오후 안보리 회의를 열고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로부터 현지 상황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에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군사적 움직임을 매우 우려한다"며 "군사적 해법은 없고 오직 리비아 내부의 대화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리비아 내 모든 세력을 아우르는 선거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3일 리비아에 도착했다.
리비아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유엔 지원으로 구성된 리비아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고 있고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쪽을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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