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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훼손에 절도까지…반달리즘에 무방비 佛가톨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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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훼손에 절도까지…반달리즘에 무방비 佛가톨릭교회
영향력 잃어가면서 외면받아…최근 일부서 적극 대처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프랑스 가톨릭교회들이 이어지는 기물 훼손 행위(반달리즘)로 수난을 겪고 있다.
최근에만 파리 생 쉴피스 성당에 방화로 보이는 불이 나고, 남부도시 님의 노트르담 데 장팡 성당 내부 벽이 사람 배설물로 더럽혀졌으며, 파리 외곽 생드니 대성당의 오르간이 훼손되는 일 등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에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경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내 4만2천258개 성당 중에서 875개가 기물 훼손 행위로 수난을 겪었다. 절도는 별도로 129건으로 집계됐다.
내무부는 묘지 59곳 역시 훼손됐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전년도의 기물 훼손 행위 1천45건, 절도 109건보다는 감소했지만 이런 추세는 걱정되는 수준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일간 르 피가로는 전했다.
제1야당인 중도 우파 공화당 소속 발레리 부아예 의원은 "매일, 최소 성당 2곳이 불경스러운 일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야당 정치인들은 호전적인 세속주의에 의해 고무된, 비열한 범죄자들로부터 프랑스 가톨릭교회의 유산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공화당의 로랑 보키에 대표는 생 쉴피스 성당의 화재가 경찰로부터 방화로 의심된다는 판단이 나오자 언론을 겨냥했다. 사건을 매우 사소하게 취급하는 등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키에 대표는 "생 쉴피스는 하나의 성당이면서도 우리의 일부"라며 "사회적으로 침묵하는 관례를 멈춰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톨릭교가 수 세기에 걸쳐 누려왔던 영향력을 잃어가면서 교회를 상대로 한 이런 문제가 사회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교들도 자신들이 박해받는다고 생각하기를 원치 않아 기물 훼손 행위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이들은 최근 기승을 부리는 반유대주의에 직면한 프랑스 유대 교회들 보다는 덜 심각하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의 약 5%만이 가톨릭 신도지만 성당은 여전히 '사회적 지표들의 보고'로, 다른 공동체에 비교해 분노를 겉으로 드러내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역사학자인 프랑수와 위그냉은 반(反)가톨릭 행위는 종교적 근본주의와 다를 게 없는 근본주의적 세속주의(fundamentalist secularism)의 확산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공식적으로 비종교적인 나라로, 이는 최근 학교 내 머리 스카프 착용 금지를 정당화하는 등 이슬람주의에 맞서는 완충장치로 이용됐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프랑스로부터 모든 종교를 몰아내야 한다'는 '종파적 세속적 이데올로기'(sectarian secular ideology)에 이끌린 반달리즘의 최일선으로 가톨릭교회를 내모는 결과도 낳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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