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이냐 러시아냐" 美 압박에 "동맹이냐 쿠르드냐" 터키 응수(종합)
터키 매체 "러 S-400 수송, 6월 시작해 7월 완료…F-35 훈련 중단없이 계속"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동맹으로서 신의를 지키라는 미국의 압박에 터키가 같은 요구로 맞받았다.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계정에 글을 올려 "미국은 터키의 동맹으로 남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테러리스트의 군대와 협력함으로써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의 적 방어를 흔들어 터키와 미국의 우호를 위태롭게 하려는가?"라고 질문했다.
옥타이 부통령이 말한 '테러리스트의 군대'는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가리킨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수행했지만 터키는 이 세력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이자 최대 안보위협으로 여긴다.
옥타이 부통령의 글은 이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과 미국 국무부 발표에 대응하는 성격이다.
펜스 부통령은 앞서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창립 70주년 기념행사에서 터키의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 계획을 지적하면서 "터키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군사동맹의 파트너로 남을지, 아니면 무모한 결정으로 동맹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미국 국무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의 회담 후 성명을 내어 "폼페이오 장관은 시리아 북동부에서 터키의 단독 군사행동이 가져올 수 있는 파괴적인 결과를 경고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압박에도 터키는 S-400 미사일 도입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
S-400 미사일 수송이 6월에 시작돼 7월에 완료된다고 일간 휘리예트 등 터키 언론이 익명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또 F-35 전투기와 관련, "조종 훈련 중단 같은 일은 없다"면서 "터키는 F-35 프로젝트의 구성원이고, 그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1일 미국 국방부는 "터키가 S-400 미사일 인수를 포기하기로 명확한 결정을 내릴 때까지 터키의 F-35 전투기 운용능력 확립과 관련한 (물품) 인도와 활동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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