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4·3 보궐선거가 이른바 진보와 보수진영의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경남 창원성산에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가, 통영·고성에선 자유한국당 후보가 각각 승리하며 국회 의석 1석씩을 나눠 가졌다. 표면적으로는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체면치레를 한 셈이다. 그러나 '진보정치 1번지'로 꼽히던 창원성산에서 범여권 단일후보가 불과 504표 차이로 간신히 승리하고, 민주당이 총력전을 펼친 통영·고성에선 한국당 후보에 큰 표차로 무릎을 꿇은 점은 여권에 던지는 '민심의 경고등'이라고 볼 만하다.
영남권에 국한된 국회의원 선거였기에 전국적 민심을 온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바닥 민심의 일단이 투영된 것은 분명하다. 특히 창원성산에서 후보 단일화까지 하고도 범여권 후보가 겨우 승리한 것을 여권은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전북 전주의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여당은 패했다. 이번 보선 결과는 작년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개 자리 중 민주당이 14개를 석권한 것과 비교가 된다. 민주당은 이번 보선 결과에 대해 "국민은 위대하고 민심은 무서웠다"면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다짐이 말만이 아니라면 무엇이 이번 보선 결과를 초래했는지 엄중하고 냉철히 따져 봐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은 그동안 국정운영 기조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번 보선은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장관후보자들을 둘러싼 잇단 의혹 제기와 그에 따른 후보자 2명 낙마 사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 등이 벌어진 상황에서 치러졌다. 장관후보자 잇단 낙마 이후 민정·인사라인의 책임론이 분출하는데도 청와대는 "문제가 없으니 특별한 조치도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내로남불 행태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경제 문제 등과 관련된 여러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 눈에 오만스럽거나 불통으로 비칠만한 것은 없었는지 되살펴 볼 좋은 계기가 마련됐다.
4·3보선 결과는 여야 어느 한쪽에도 확실한 정국 주도권을 주지 않았다. 이는 여야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라는 민심의 요구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극한 대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걱정스러운 관측이 벌써 나오고 있다. 작년 지방선거와 앞선 총선과 대선 등 내리 3차례의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한국당으로서는 이번에 내년 총선을 앞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이번 보선 선전에만 취해 있다가는 언제든 민심은 등 돌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산적한 민생·개혁 입법의 처리가 여야 간 정쟁으로 더 늦어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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