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떨어진 컨테이너 찾다가…동판 가득 16세기 난파선 발견
네덜란드 인근 북해 해저에서 나와…당시 유럽 주요 금융가 소유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올해 초 북해를 지나던 대형 화물선에서 바다로 떨어진 컨테이너들을 찾던 중 우연히 동판(copper plates)으로 가득 찬 16세기 난파선이 발견됐다.
난파선은 당시 유럽의 가장 부유한 금융업자 중 하나인 푸거 가문 소유로, 이 가문은 당시 황제들과 왕들의 재정 임무를 담당하면서 엄청난 부를 일궜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네덜란드 인근 해저의 난파선에서 끌어올린 일부 동판이 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문화유산청에 의해 공개됐다.
1540년께 건조된 이 난파선은 길이 30m, 폭 7m로, 올해 초 강력한 폭풍과 함께 높은 파도로 인해 대형 화물선에서 떨어진 컨테이너들을 해저 수색하던 중 나왔다.
수색팀은 우선 동판 일부와 함께 선체로부터 나온 목재 일부를 끌어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 선박이 당시 5t가량의 동을 운반하고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저 고고학자인 마르테인 만데르스는 BBC 방송에 "선박에는 푸거 가문의 소인이 찍힌 동판이 가득했다"며 이 난파선은 현 지명으로는 슬로바키아에 있는 푸거 가문 소유 동 광산에서 나온 것을 벨기에 앤트워프 항으로 옮기려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의 동 전문가도 이 동판들이 네덜란드에서 처음 이용된 동전들과 동일한 재질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1일 밤 앤트워프 항에서 출발한 파나마 선적 화물선 'MSC Zoe'는 강한 폭풍을 만났고, 배 안에 있던 컨테이너 345개가 바다로 떨어졌다.
컨테이너에는 가구와 가전제품, 어린이 장난감 등과 함께 과산화물 같은 독성 화학물질도 실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색팀이 투입됐다. 또 네덜란드 해안에서는 바다오리 약 2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면서 이 선박 사고와 연관됐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강한 해류를 따라 떠내려간 일부 컨테이너는 이후 독일과 네덜란드 해상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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