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 지역 폐교들 절반이 방치…공공매각이나 임대 추진
교육청, 매년 유지·보수 예산 투입하지만 재정부담 커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학생 수가 줄어들어 문을 닫은 인천 섬 지역 폐교 가운데 절반가량이 방치되고 있다.
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시교육청이 관리 중인 폐교는 강화·옹진군 내 분교와 초등학교 등 11곳이다.
이중 폐교된 지 수년에서 수십 년이 지나도록 마땅한 용도를 찾지 못해 방치된 학교는 5곳이다.
강화군 삼산면 서검도리에 있는 삼산초교 서검분교는 설립 47년 만인 1994년 2월 문을 닫았지만 25년째 폐교된 그대로 남아 있다. 건물이 철거된 부지 면적만 6천617㎡에 달한다.
강화군 길상면 길상초교 선택분교는 2001년 2월 문을 닫았지만, 특정 단체가 폐교 부지를 사용 허가 기간을 넘겨 계속 점유했다는 이유로 시교육청과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폐교를 주민 커뮤니티 등 공동체 공간으로 꾸미는 방안을 구상해왔지만 소송이 길어지면서 이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다.
옹진군 북도면 인천남중 북도 분교도 올해로 폐교 20년째를 맞았으나 적당한 활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분교는 건물과 부지(1만7천271㎡)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들 폐교를 유지·관리하는 데는 매년 관할 교육지원청 예산이 투입된다. 담벽 수리와 폐쇄회로(CC)TV 관리 등의 명목으로 예산이 투입되는데 재정이 부족한 교육청으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은 대안으로 기초자치단체에 폐교를 공공 매각하거나 빌려주는 계획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1972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폐교된 인천 내 학교 총 54곳 가운데 38곳(70%)을 매각해 얻은 재정 수입은 300억원을 넘어섰다.
각종 시설 명목으로 임대 중인 폐교도 4곳이다. 1999년 폐교한 강화군 화도면 마리산초교는 문화예술원 미술관으로, 강화군 송해면 양당초교는 자연사박물관 등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한계는 있다.
폐교는 시설이 심하게 낡은 경우가 많아 다시 쓰려고 해도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또 이미 주변 인구 수가 급감한 상태여서 수요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으로부터 폐교를 매입한 기초자치단체들이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재매각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섬 지역인 옹진군은 2010년 이후 시교육청으로부터 사들인 폐교 11곳 가운데 일부를 올해 다시 매각할 계획이다. 접근성이 좋지 않거나 규모가 작아 실질적인 활용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시교육청은 아직 마땅한 용도가 결정되지 않은 폐교들의 경우 공공 매각을 검토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특히 학교 부지에 사유지가 낀 폐교의 경우 임대나 매각 이후 법적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때문에 민간 매각은 시교육청 차원에서 잠정적으로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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