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불길은 잡았다'…해운대 산불, 현재 축구장 28개 면적 불타(종합2보)
소방 "산 에워싸고 공중·지상서 작전…90% 진화"
산세 험해 잔불 정리까지 상당한 시간 소요될 듯
기관별 피해면적 집계 달라 혼선, 주민 밤새 불안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오수희 기자 = 2일 오후 발생해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부산 해운대 운봉산 산불이 90%가량 진화되며 큰 불길은 잡혔다.
밤사이 지속한 산불에 임야 20ha(소방당국 집계, 약 20만㎡·축구장 28개 면적)가 소실됐고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3일 오전 해운대 반송동 운봉산 화재 현장지휘소에서 연 브리핑에서 "현재 연기가 3곳에서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동부산대학교 뒤편 백운사 인근과 개좌산 8부 능선, 실로암 공원 아래쪽 부근에서 불씨와 연기 일부가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기에서 찍은 사진으로 판독한 결과 화재 진화율이 이날 오전 7시 45분 기준 90%에 다다라 큰불은 잡힌 것으로 해석했다.
박염 금정소방서장은 "오전 중 불길은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잔불 정리에는 지상 인력이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소방과 군, 지자체는 낮 기온이 올라 대기가 불안해지며 바람이 많이 불 것으로 보고, 오전 10시 전을 화재 진화 골든타임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운봉산 산불, 밤새 산 정상 쪽으로 번져 / 연합뉴스 (Yonhapnews)
일출 전인 오전 6시 8분부터 헬기 18대가 투입돼 공중에서 물을 뿌리고, 아래에서는 4갈래로 운봉산과 개좌산 일대를 둘러싸고 방어선 구축과 잔불 정리가 이뤄지고 있다.
박 서장은 "어제는 초속 3m의 바람이 불었지만, 현재는 산 정상 일부를 제외하고는 북동풍이 초속 1.3m로 바람도 잦아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산불로 대피했던 주민들도 마을로 복귀하고 있다.
기장군 사등마을 주민 30여명은 불길이 가까워지자 전날 오후 9시 실로암 공원묘지 사무실로 대피해 밤을 지새운 뒤 이날 오전 5시 복귀했다.
전날 대피했던 장애인 거주시설인 인덕원 소속 장애인 20명과 직원 10명도 이날 복귀할 계획이다.
밤새 이어진 산불에 주민들은 탄 냄새와 불안감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화재 소실면적을 두고 그동안 관계기관의 집계가 달라 주민에게 혼선과 불안을 부축인 부분은 문제로 지적된다.
3일 새벽 부산소방본부는 피해면적을 10ha로 집계했다가 13ha로 다시 추산했다.
경찰은 30ha, 부산시는 40ha로 추산해 큰 차이를 보였다.
전날 피해 집계 때도 소방은 5ha로 발표했고, 부산시는 10ha로 발표했다가 3ha로 수정한 바 있다.
이들 기관은 3일 오전 8시 기준으로 협의를 거쳐 피해면적을 20ha로 통일했다.
박 서장은 "화재가 비산하다 보니 비산한 산의 전체면적을 소실면적으로 계산한 기관도 있고, 비산 부위만 집계한 기관도 있어 수치가 달랐다"고 해명했다.
이번 산불은 2일 오후 3시 18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동부산대학교 뒤편 운봉산에서 시작됐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운봉산 일원 산림을 태우고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쪽으로 번졌다.
부산 소방은 전날 헬기 등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 탓에 초기 진화에 실패, 불길이 밤새 번져 추정 피해면적이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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