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英 총리 "브렉시트 추가 연기…5월22일 안 넘길 것"(종합)
"노동당 대표와 만나 EU와 미래관계 논의…탈퇴협정은 수정 안돼"
합의 시 하원 승인 거쳐 10일 EU 정상회의에 제시 예정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 시기 추가 연기를 유럽연합(EU)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7시간 이상 지속된 특별 내각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브렉시트 지연과 끝나지 않는 논쟁을 보면서 일부에서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원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합의 하에 EU를 떠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EU는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할 경우 브렉시트 시한을 당초 예정된 3월 29일에서 5월 22일로 연기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4월 12일 '노 딜' 브렉시트를 하는 방안과 5월 23일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장기 연기'를 하는 방안을 선택지로 제시했다.
메이 총리의 합의안은 이미 두 차례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의회의 벽에 가로막혔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 중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협정만 따로 표결에 부쳤지만 역시 부결됐다.
하원은 별도로 브렉시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두 차례의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열었지만 어떤 대안도 의회 과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오는 12일 '노 딜' 브렉시트를 감수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메이 총리는 더이상 논쟁과 분열이 계속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으며, 의회의 대안 모색 노력 역시 해답을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는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와 만나 합의 하에 EU를 떠나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다만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은 이미 EU 27개 회원국의 승인을 받았고, EU 측에서 재협상 불가를 선언한 만큼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자신과 코빈 대표의 논의 초점은 브렉시트 합의안의 또다른 축인 '미래관계 정치선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과 EU가 지난해 11월 합의한 585쪽 분량의 EU 탈퇴협정은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안전장치'(backstop) 등 이른바 '이혼조건'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EU 탈퇴협정과 함께 브렉시트 합의안의 또다른 축인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26쪽 분량으로, 자유무역지대 구축 등 미래관계 협상의 골자를 담았다.
EU와의 미래관계와 관련해 노동당은 관세동맹 영구 잔류 및 단일시장과의 긴밀한 관계 지속 등을 그동안 요구해왔다.
메이 총리는 코빈 대표와 합의에 이르면 이를 하원에서 승인받은 뒤 오는 10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약 코빈 대표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EU와의 미래관계 관련 여러 대안에 대해 하원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일련의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이 하원에서 결정한 사안을 준수한다면 정부 역시 이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연기를 결정하면서도 가능한 한 단기 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오는 5월 22일 이전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돼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지금은 모두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영국 국민이 (국민투표에서) 결정한 것을 전달하기 위한 타협점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국익을 위해서 나라가 단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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