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이 그린 점묘화'…사진가 라규채 '진공묘유'전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담양 대나무를 찍어 세계에 알린 사진가 라규채씨가 2일부터 5월 31일 까지 광주 로터스갤러리에서 기획 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라씨는 '진공묘유(眞空妙有)'를 주제로 흑백사진 작품을 대거 선보인다.
불교에서 말하는 '진공묘유(眞空妙有)는 '진정으로 비어 있는 것은 묘하게 존재한다'를 뜻이다.
그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의 본질은 공(空)하다'는 동양 선(禪)사상을 사진 작품에 투영해왔다.
수많은 점으로 이미지를 구성한 흑백사진들은 우리가 평소 눈으로 보고 있는 사물들의 본질에 대한 의구심을 표현하고 있다.
언뜻 보면 몽환적인 풍경을 그린 그림 같지만, 흑백사진은 사실적인 풍경으로 다시 읽힌다.
안개 속에 드러난 소나무의 곡선과 어렴풋하게 보이는 정자와 나무는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소재로 한국적인 미를 느낄 수 있다.
라씨는 "우리가 눈을 통해 보는 것은 대상의 본질을 보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에서 나오는 가시광선의 반사광에 의해 드러나는 외형적 허상을 보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라씨는 광주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국내외에서 개인전과 초대전을 14회 열었고 150여회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미얀마 주민들의 생활상을 담은 포토에세이 '하늘은 나는 새는 뼛속까지 비운다'를 비롯해 6권의 사진집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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