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내리막길' 수출 앞날은…반도체 경기 회복에 달렸다
"회복시기 늦어져"…하루평균 수출액은 소폭 상승세
정부 "2분기 반도체 개선 전망…상저하고 추세 변화 없어"
(세종=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반도체와 중국 수출 부진으로 수출이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수출 회복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1분기가 바닥이며 2분기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가장 비중이 큰 품목인 반도체 경기 회복이 변수라고 지적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471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작년 12월에 이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양 날개인 반도체(-16.6%)와 대(對) 중국(-15.5%) 수출 부진이다.
반도체는 수출 감소 원인이 경쟁력 약화보다는 단가 하락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의 가장 큰 고객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재고 조정이 계속되고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가격이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반도체는 작년 3월 9.1달러를 찍은 D램(DDR4 8Gb) 가격이 올해 3월 5.1달러로 44.0% 하락했다. 3월 낸드(MLC 128Gb) 가격도 전년 대비 27.9% 줄었다. 가격이 큰 폭 하락해 수출액 감소를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IT기업들이 하반기에 서버 교체와 데이터센터 확충 등 투자를 재개하면 반도체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반도체는 당초 3월에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회복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다만 반도체 가격이 최저점을 찍었기 때문에 5, 6월에는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제일 우려했던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아직 어렵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아직 우리가 굳건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쟁우위를 유지하면 이후 수요가 살아날 때 우리가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의 성장둔화와 세계 교역 하락 등의 영향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일반기계, 석유제품 모두 수출이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약 20%, 중국이 약 25%를 차지하기 때문에 반도체와 중국이 살아나지 않으면 수출 회복이 힘들다. 반도체와 중국을 제외한 3월 수출은 전년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올해 한국만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며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세계 주요국 수출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올해 2월 수출이 -20.7%를 기록했으며, 독일 -5.0%(1월), 일본 -6.8%(1월), 영국 -8.4%(1월) 등이다.
산업부는 하루평균 수출이 올해 1월 19억2천만달러, 2월 20억8천만달러, 3월 20억9천만달러로 상승하고 있고, 수출 감소율이 2월 -11.4%에서 3월 -8.2%로 둔화한 점에 비춰 4월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의 경우 회복 속도가 지연될 수는 있지만,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태성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물량이 1분기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최근 중국이 내수 진작 대책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재 등 관련 업종은 다소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분기 수출도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IT기업들의 재고 조정과 투자 재개가 늦어질 수 있으며,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중국의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이 축소되면서 한국산 원부자재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1분기가 바닥이었기 때문에 2분기에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플러스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는 아직 수요가 뚜렷하게 회복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2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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