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사 강화에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 속출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개정 외부감사법의 영향으로 감사보고서 작성이 깐깐해지면서 아예 사업보고서 제출을 법정 시한 이후로 미루거나 심지어 정기 주주총회를 내달로 연기하는 상장사들마저 나타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가 감사보고서 미확보로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내달 8일까지 연장하겠다고 최근 신고했다.
작년 주총 시즌에는 사업보고서 제출 연기를 신청한 상장사가 3개사에 그친 점에 비춰볼 때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올해 주총 시즌에 제출 연기를 신청한 상장사는 차바이오텍과 경창산업[024910], 청담러닝[096240], MP그룹[065150], 에이앤티앤[050320], KJ프리텍[083470], 동양물산 등 모두 12월 결산 법인이다.
이들은 감사보고서 작성이 지연돼 사업보고서를 법정 제출 기한인 내달 1일까지 제출하기 어려워지자 기한 연장을 신고했다.
자본시장법(제159조)에 따르면 상장사는 감사보고서가 담긴 사업보고서를 각 사업연도 경과 후 90일(올해는 내달 1일) 이내에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 규정상 내달 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안 내는 상장사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그 뒤 10일 이내에(올해는 내달 1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상장 폐지된다.
다만 제출 기한을 5영업일 이내까지(올해는 내달 8일까지) 연장하는 신고를 한 뒤 기간 내에 제출하면 관리종목 지정에서 면제된다.
올해 기한 연장을 신청한 7개사 중 에이앤티앤은 당초 지난 27일 정기 주총을 열었으나 당일까지 감사절차가 끝나지 않아 재무제표 승인이 불가능해지자 출석 주주 전원의 찬성을 얻어 사업보고서 제출 연장 기한인 내달 8일 주총을 다시 열기로 했다.
내달 8일 하루에 감사보고서를 담은 사업보고서를 내고 주총까지 열어야 관리종목 지정을 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을 신청한 상장사들이 늘어난 이유는 2018 회계연도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개정 외부감사법 때문이다.
새 외감법은 2015년 대우조선해양[042660]의 분식회계 사건을 배경으로 탄생한 만큼 감사인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그 책임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장사나 소유·경영 미분리 대형 비상장 주식회사는 6년간 감사인을 자유 선임한 뒤 3년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하는 감사인을 선임해야 하는 주기적 지정 감사제가 그런 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020560]과 같은 대기업마저 최근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는 등 회계법인들이 전례 없이 깐깐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작년 4월에는 코스닥 기업 2곳이 사업보고서를 기한보다 늦게 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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