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시 벌칙 규정은 없어…日정부는 내년 시행 목표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도쿄도(東京都) 의회가 28일 일본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자녀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도쿄도 의회에선 자녀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는 학대방지 조례가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이 조례는 4월부터 시행된다.
일본의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자녀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는 조례가 통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도쿄도가 지난 2월 도의회에 제출한 조례는 자녀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보호자의 행위를 '자녀의 품위에 상처를 주는 벌'이라며 체벌과 함께 금지토록 했다.
또한, 보호자가 영유아인 자녀의 건강진단을 권유받을 경우 이에 응하도록 노력하는 것을 의무로 제시했다.
조례는 도쿄도의 아동상담소가 다른 지역 아동상담소에 관련 사안을 이관할 경우 긴급성 등을 고려해 정확히 인계하도록 했다.
도쿄도가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고 이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학대 신고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는 조례가 통과된 후 기자들에게 "자녀의 생명과 미래는 확실히 지켜줘야 하는 것"이라며 "그 하나의 흐름을 이번에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일 친권자의 자녀 체벌금지를 명기한 아동학대방지법과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중의원에 제출했다.
정부는 법안을 이번 국회 회기 내에 통과시켜 내년 4월 1일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도의 조례와 일본 정부의 개정안 모두 벌칙 규정은 없다. 이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 민법은 "(부모는) 감독과 보호 및 교육에 필요한 범위내에서 자녀를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체벌금지와 민법상의 '징계권'이 상충한다는 지적도 있어 정부는 일단 법 시행 2년 후 징계권에 대한 향후 방침을 검토,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유엔아동권리협약 가입국을 대상으로 지난 1월 개최한 심의회에서 일본이 사회적으로 어린이 체벌을 용인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에서는 올해 들어 지바(千葉)현에 살던 10세 여아가 아버지의 상습 폭력에 시달리다가 숨진 것으로 드러나는 등 아동학대 문제가 잇따라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도쿄도도 지난해 메구로(目黑)에서 부모의 학대를 받은 5세 여아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체벌 금지 조례를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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