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해당 기관에 대책 마련 권고"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근로자 동의 없이 지문인식 시스템만으로 출·퇴근 시간을 관리하는 것은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출·퇴근 관리를 위해 지문인식기를 운영할 때는 정보 주체의 지문등록 동의 여부 확인 절차를 지키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대체수단을 마련할 것을 해당 기관에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한 자치단체 도로관리사업소 소속 도로보수원 A(51)씨 등 76명은 사업소가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지문등록을 통한 출·퇴근 관리를 시행해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이 침해됐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사업소 측은 "도로보수원들의 지각, 대리 서명, 근무지 이탈 등 문제점이 종종 발생했다"며 "도로보수원 복무관리 체계의 객관성 및 신뢰성 보완을 위해 지문인식기를 설치·운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사업소 측이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지문인식기를 설치·운영하며 이를 통해서만 출·퇴근 관리를 한 것은 사실상 지문등록을 강요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직원들의 지문정보를 수집하려면 반드시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이런 동의가 실질적인 동의가 되려면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대체수단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출·퇴근 관리를 지문인식기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개인의 지문등록을 강제로 받는 결과"라며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지문인식기로 출·퇴근을 관리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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