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1당? 누가 민주진영?…탁신계-군부 정당 '티격태격'
제1당 놓고 '최다 의석 vs 최다 득표' 논쟁 계속
탁신계 연정 '민주진영' 표현에 군부 정당 불만 표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총선 이후에도 탁신계 푸어타이당과 군부정권을 지지하는 팔랑쁘라차랏당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다.
선관위가 개표 결과 발표를 미루며 불확실한 정국이 이어지자 양측이 주도권 다툼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 누가 1당에 올랐느냐를 두고 양 당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다수당이 없는 상황에서 연립정부 구성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최다 의석인 137석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되는 푸어타이당은 당연히 '제1당=최다 의석'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7일 퓨처포워드 등 6개 정당과 연대한 연립정부 구성을 주도한 것도 이런 인식에 따른 결과다.
그러나 의석수는 120석에 조금 못 미치지만, 득표수에서는 푸어타이당을 앞설 것으로 알려진 팔랑쁘라차랏당은 득표수 최다가 제1당이라고 주장한다.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자신들을 지지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각제 특징을 고려할 때 최다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제1당이라는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출라롱꼰대 정치학부의 뽄손 리엥분럿차이는 28일 일간 더 네이션에 "태국 헌법은 직접 민주주의가 아닌 대의 민주주의 제도하에 국가가 운영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정당이 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갖는 것이 헌법적 관례"라고 말했다.
'민주진영'이라는 표현도 논란거리다.
팔랑쁘라차랏당 지도부 중 한 명인 손띠랏 손띠지라웡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언론이 탁신계가 주축이 된 연정을 '친(親) 민주진영'이라고 부르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는 모두가 친 민주진영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애초에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여러분에게 물어보자. (그쪽만 친 민주진영이라고 부른다면) 팔랑쁘라차랏당에 표를 던진 700만여명의 표는 존중받지 말아야 한다는 뜻인가"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푸어타이당은 6개 정당과 군부정권 연장에 반대하는 연정 구성에 합의하면서 자신들을 '민주 전선'이라고 정의했다.
7개 정당이 참여하는 연정 의석수를 놓고서도 양측은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푸어타이당 총리 후보인 쿤잉 수다랏은 기자회견에서 "연정 참여 정당의 총 의석수는 255석으로 의회 과반이다. 우리가 정부를 구성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팔랑쁘라차랏당은 선관위가 결과를 발표하지도 않아 의석수가 결정된 게 없다면서, 이 주장은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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