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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에 매각 카림, '사막에 꽃' 피운 두바이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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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에 매각 카림, '사막에 꽃' 피운 두바이 스타트업
2년 전 아마존 수크닷컴 인수 이어 두번째 성공신화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호출업체 카림이 우버에 31억 달러(약 3조5천억원)에 매각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2005년 두바이에서 창업한 중동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수크닷컴이 2년 전 아마존에 인수(약 6억 달러)된 데 이어 두바이 출생 스타트업이 또 한 번 성공 신화를 쓰게 됐다.
이번 매각은 중동 내 스타트업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카림은 경영 컨설팅 회사 매켄지에서 일한 미국 유학파 출신 파키스탄인 무다시르 셰이카가 직장 동료인 스웨덴인 마그누스 올센과 2012년 두바이의 IT 기업 전용 자유무역단지 '두바이 인터넷시티'에 사무실을 마련해 공동 창업했다.
카림이 설립된 지 1년 뒤 우버도 UAE 등 중동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지에 특화해 시장을 선점한 카림은 이미 빠르게 성장 중이었다.
중동은 주소와 도시의 구획이 명확하지 않아 이용자가 차량을 호출하기 불편한 점을 잘 파악했던 카림은 자체 지도를 만들어 고객이 원하는 정확한 지점으로 차량이 도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주효했다.
중동에서 교통이 가장 발달했다는 UAE조차 택시를 길거리에서 잡기는 매우 어렵고, 특정 장소에 택시를 부르는 '콜 서비스'는 차가 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취소되기 일쑤였다.
또 외국산보다 지역에 특화한 '토종 앱'을 사용하려는 중동 내 정서도 카림이 우버를 앞지를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카림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셰이카는 2017년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동에서 우리는 토종 성공 스토리로 인식됐고 이런 점 덕분에 투자, 아이디어 등 여러 방면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카림은 현재 북아프리카와 중동 15개국에서 3천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2016년 이집트에서는 카림의 급성장에 위협을 느낀 택시 운전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이를 금지하라고 강하게 항의해 이집트 정부는 차량호출 앱과 택시 서비스의 향상을 조사하는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위원회는 카림 서비스가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 이를 허용했다.
카림의 성공에는 후견인 제도와 같은 특유의 현지 규제와 종교적 관습, 우수 인력 부족으로 스타트업이 대체로 부진한 중동에서 상대적으로 이런 굴레를 최소화하려는 두바이 정부의 정책 덕분에 사막에서 꽃을 어렵게 피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바이 정부는 부동산 개발과 무역, 관광 등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바꾸려고 인터넷 비즈니스, 무인 택시, 전기 자동차, 인공지능(AI)과 같은 차세대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두바이 군주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1999년 두바이 인터넷시티를 사막에 세우겠다는 생각에 많은 이가 의문을 던졌다. 2년 전 아마존이 수크닷컴을, 오늘 우버가 카림을 인수했다. 이들 초대형 기업이 두바이의 사막에서 꽃을 피웠다"고 축하했다.
우버와 같은 차량호출 서비스가 기존 택시업의 생존을 침해한다며 이를 제한하는 정부도 있지만 두바이 정부의 도로교통청(RTA)은 지난해 12월 아예 카림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두바이에는 개인택시가 없고 RTA의 자회사가 직·간접적으로 운용한다.
RTA는 카림과 함께 두바이 택시 1만1천대를 호출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다음달 출시할 계획이다.
카림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제약된 중동의 전근대적 '성 역할'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가 여성 운전을 허용하자 카림은 여성 '캡틴'(운전자)을 교육하기 시작했고 파키스탄에서는 캡틴의 30%가 여성이다.
외간 남성과 차를 타려 하지 않는 중동 이슬람권의 관습을 이용해 여성 고객에게는 안전함을 제공하고 운전할 수 있는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만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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