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부정선거 의혹 '시끌'…"野지지 투표수 줄이려고 해"
국제선거감시단체 "개표 과정에 큰 흠결" 지적
선관위원 탄핵청원에 수십만명 서명…탁신 "부정·조작 선거" 비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군부 집권 후 약 5년 만에 치러진 총선 이후 태국 정국이 '부정선거 의혹'으로 시끄럽다.
국제선거감시단체인 '자유 선거를 위한 아시안 네트워크'(ANFREL)는 26일 기자회견을 하고 개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NFREL은 "투표용지를 (개표 과정에서) 표로 만들고 통합하는 작업에 커다란 흠결이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일부 결과 발표가 몹시 부정확하게 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ANFREL은 다만 이 문제들이 전체 선거결과에 영향을 줬다고 믿을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선거감시단체가 개표 과정의 흠결을 지적하면서, 야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부정선거 의혹'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관위가 애초 투표 당일 밤 비공식적 개표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가 하루 연기했고, 이마저도 지역구 의석만 공개하고 전체 의석수에 대한 비공식 집계 결과는 오는 29일 발표하기로 하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제3당 등극이 예상되는 '민주계열' 정당 퓨처포워드는 이날 선관위를 찾아가 개표 부정을 막기 위해 선거구별 데이터 전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퓨처포워드측은 자신들을 지지한 투표용지 수를 대거 줄이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신고가 전국적으로 줄을 잇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반대로 투표용지가 유권자 수보다 많은 곳이 있다는 의혹도 야권은 제기하고 있다.
부정선거 의혹이 줄을 이으면서 총선을 관리한 선관위원회 위원들의 탄핵을 촉구하는 청원에 네티즌 수 십만명이 참여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앞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태국에서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태국 총선을 관찰한 누구라도 각종 불법이 저질러졌다는 걸 안다"며 '부정·조작 선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